인간 본성의 역사
홍일립 지음|1184쪽|에피파니|4만7000원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는 칸트적 일상보다는 마르크스적 실천이 우선한다고 확신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 청년에게는 ‘세계를 해석하는 일보다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물음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온 보편적인 관심사이다. 신간 ‘인간 본성의 역사’는 저자 홍일립이 5년 동안 칩거하며 집필한 책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대 동서양의 주요한 사상가와 서양 근대 초기와 계몽기의 독창적인 철학자 등 인류 역사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지식인들의 견해와 그 한계를 살핀 책이다.
저자는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비교하면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살펴보고, 근대로 넘어와 데카르트와 홉스, 로크의 인간 본성론까지 분석해낸다. 더 나아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 같은 현대 학자의 생각은 물론 다윈의 인간학과 현대 생물학까지 파헤친다. 공자와 소크라테스부터 현대 과학까지 광범위한 범위를 걸쳐 인간학적 담론들을 소개한 ‘인간 본성의 역사'는 인류가 쌓아온 위대한 지적 자산을 제대로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저자 홍일립은 인간 본성의 비밀을 자연 속에서 탐구한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것들에 대한 대부분의 답은 자연 속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지 않거나 명백하게 확증될 수 없는 수많은 모든 가설들을 의심한다. 인간의 본성은 자연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자연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것이다.
신간 ’인간 본성의 역사’는 사상가들과 과학자들의 생각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며 인간 본성의 모든 관념을 전반적으로 고찰한 책이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인간 본성에 관해 깊이 있고 광범위한 탐구를 담아냈다. 참고문헌 총 1596종, 인용된 이론가 459명, 본문 1155페이지로 구성된 이 방대한 책은 ‘인간 본성 관념의 역사’에 대해 한글로 이루어진 가장 방대한 결과물로 평가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