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는 유대인 아이의 성장과 쭉 같이 갑니다. 어릴 땐 밥상머리에서 부모와 얘기하며 세상을 배우고, 커서는 다른 학생과 토론하며 다양한 논점을 듣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을 깨닫는 겁니다."
전성수〈사진〉 부천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하브루타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전 교수는 2009년부터 9년째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하며 하브루타를 연구해왔다. 전 교수에 따르면 하브루타는 안식일 저녁 유대인 가정에서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경전·율법 내용을 토론하던 문화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후 학교에서 학생들이 짝지어 격렬하게 논쟁하는 것을 하브루타 교육으로 일컫게 됐다. 부모나 선생은 주로 질문자 역할만 하고, 토론은 학생들이 이끈다.
전 교수는 "토론, 즉 '말하기'는 '생각하기'를 전제로 하므로 하브루타 교육은 창의성을 크게 증진시켜 준다"고 분석했다.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교육 환경에선 졸거나 망상을 할 수 있지만, 말할 때는 오로지 말하기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하브루타를 통해 논리력, 협상력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경청, 책임감, 공동체 의식 등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한국에 하브루타 학습을 정착시키는 데 가장 큰 장애물로 '혼자서 공부하는 문화'를 꼽았다. 전 교수는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함께하는 공부, 친구끼리 서로 가르쳐주는 공부 문화를 만들면 사회도 윤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어릴 때 얼마나 많은 질문을 쏟아내느냐. 질문이 끊이지 않게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하브루타"라며 "황당한 질문을 해도 아이를 면박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7.01.17. 03:03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