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가 다시 붐을 이뤄가고 있다. 장·노년이 여가 활동으로 즐기고, 3쿠션 게임 대중화로 클럽과 동호인이 늘어 예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당구 전문 방송이 생겨났을 정도이다. 그런데 방송 용어 중 귀에 거슬리는 표현이 있다. '수구'와 '적구'이다.

동호인뿐 아니라 선수들도 이를 '내 공'과 '뒷공'을 뜻하는 정도로만 알지, 유래까지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어학 사전에도 없다. 수구(手球)는 일본식 한자이다. 영어로 'my ball'을 일본에서 '데다마'(手球)라고 한다. 일어를 걸러내지 않고 옮겨 온 표현이다. 적구(的球) 역시 마찬가지이다. 먼저 맞히는 공을 'first object ball', 그다음 맞히는 공을 'second object ball'이라 하는데, 이를 일본에서 '第1目的球'라고 하고 줄여서 1的球, 또 第2目的球는 2的球라고 한다. 실제 당구장에 가면 내 공을 수구, 뒷공을 적구라고 말하는 동호인은 거의 없고 방송에서만 진지하게 쓴다.

이는 순수한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 '수구'는 '내 공'이다. '1적구'는 먼저 맞히는 공이니까 '앞공', 2적구는 나중에 맞는 공이니까 '뒷공'이라 하면 된다. 그동안 여러 해에 걸쳐 당구 용어 대부분을 우리말로 바꾸었으니 수구와 적구도 고쳐 부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