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송구홍 단장.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2.27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 코치, 운영팀 프런트를 거쳐 단장이 됐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단장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눈에 띄는 행보, 파격적인 결정이다.

LG 트윈스 송구홍 단장.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2.27

송구홍 LG 트윈스 단장(48). 1991년 트윈스에 입단해 은퇴 후 운영팀 현장직원으로 시작해 코치, 운영팀장, 운영총괄을 지냈다. 지난 26년간 해태 타이거즈,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로 뛴 2년을 빼곤 줄곧 LG를 지켰다. 20여 년간 LG 최전성기를 경험했고, 혹독한 암흑기를 지켜본 뼛속까지 'LG맨'이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후 LG는 10년간 포스트 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풍족한 자원, 넉넉한 지원, 열성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누군가는 열정은 없고 폼만 잡는 '부잣집 도련님'같다고 했다. 그랬던 트윈스가 최근 4년간 3차례 가을야구를 했다. 리빌딩을 통해 젊은 전력을 키우더니, 이번 겨울 95억원을 투입해 FA(자유계약선수) 좌완 투수 차우찬을 영입했다.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고 대약진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LG는 40대 젊은 단장 송구홍을 선택했다.

송 단장은 "프런트가 된 후 한 번도 온전히 하루를 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의욕이 넘치고 열정이 충만해 있다. 그는 KBO리그를 선도했던 1990년대 LG의 시스템 야구, 신바람 야구를 끊임없이 얘기했다. 그렇다고 과거에 갖혀있는, 향수에 빠져있는 리더가 아니다.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송 단장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는데, 암흑기 때 LG는 팀보다 선수가 위대했다. 자기 욕심 챙기는 선수, 몸 사리는 선수, 동료와 팬을 생각 안 하는 선수는 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팀에 도움이 된다면 창피할 게 없다. 우리보다 시스템이 잘 돼 있는 두산 베어스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내가 없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항상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두산에 압도를 당했는데.

▶두산을 벤치마킹하겠다. 팀이 잘 되면 창피한 게 어디 있나. 두산은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레이드, 기록분석, 육성, 트레이닝 등 모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팀이다. 예전에는 LG가 선구자였고, 다른 팀이 우리를 따라 했는데…. 2003~2012년 암흑기를 거치고 단기 성과에 집착하다보니 시스템 망가지고 악순환이 이어졌다. 단기 성적에 욕심내 FA를 영입하면, 유망주 자리가 없어진다. 기회를 잃은 유망주가 다른 팀 가서 잠재력 폭발하고 그랬는데, 시스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에선 니혼햄이 시스템 야구를 가장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니혼햄은 한국야구도 배우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돼 있다. 후발 주자인 NC 다이노스도 잘 하고, 넥센 히어로즈도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

-모기업 최고위층의 지대한 관심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분위기가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시각이 있는데.

▶LG 하면 어떤 말이 떠오르나. 많은 사람이 '도련님 야구', '모래알 조직력', '탈지 효과'를 말한다. 귀에 거슬리지만 다 맞는 말이다. 시스템이 회복되면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우리 팀에는 국내 최고의 육성 시설, 이천 LG챔피언스파크가 있다.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전략적인 투자다. 시스템이 바로 세워지면 좋은 시설에서 좋은 선수들이 나온다.

-선수, 코치, 운영팀 프런트, 단장 입장에서 봤을 때, LG 모습이 달랐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다른 건 없다. 다만, 선수 할 때는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했다. 이런 모습이 팬들에게 좋게 비친 듯 하다. . 흙 묻히고 펜스에 부딪히는 걸 팬들이 좋아하니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코치가 되니 정말 답답하더라. 구단, 감독 눈치 보지 말고 선수들만 바라보고, 팀만 생각하자고 마음먹었다.

-해태, 쌍방울을 거쳤으나 대부분 LG맨으로 있었다. 팀을 속속들이 알고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선수 때 황금기도 겪었고, 암흑기도 경험했다. 1995년에는 치명적인 실수로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패했다. 좋았을 때, 안 좋았을 때 경험을 접목시키면 되지 않을까. 그동안 외부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을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단장 취임 직후 '도련님 야구'를 비판했다. 오랫동안 함께 해 온 구성원으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

▶당연하다. 마음속에 항상 갖고 있었어. 양상문 감독님도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시기에, 큰 도움이 된다. 감독님도 시스템 야구의 중심에 계셨던 분이다.

-현 상황에서 LG 단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

▶현장에서 알고 있는 부분도 있고, 설득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선수 세팅 등 이미 교감이 된 부분이 많다. 현장뿐 아니라 프런트의 사기도 중요하다. '신바람 야구'는 '신바람 프런트'가 있어야 가능하다. 프런트가 진심으로 (현장에) 뭘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팀이 강해진다. 프런트 지원의 힘이 선수들의 힘을 끌어내는 원동력이다. 현장, 프런트의 걱정과 애환을 잘 알기에 이런 부분을 신경 쓰겠다.

-감독보다 후배라서 소통의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

▶감독님과 나는 코치 시절부터 신뢰가 쌓여있다. 야구관도 비슷하다. 내가 구단 방향을 충분히 설명하고, 감독님 말씀을 경청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감독님은 팀을 위하는 마음이 크신 분이다. 소통을 걱정하지 않는다.

-차우찬 영입 후 '우승은 3~4년 후'라고 강조했다.

▶차우찬이 왔지만 우리는 우승 전력도 아니고, 두산의 상대도 안 된다. 2~3년 후 두산을 넘어서러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전력을 만들 때 첫번째가 마운드다. 불펜이 갖춰지면 5할 승률, 선발이 만들어지면 한국시리즈에 진출이 가능하다. 우승하려면 여기에 강력한 타선, 주루나 수비 등 세밀한 부분이 보강돼야 한다. 지금 KIA가 이런 준비를 하고 있다. 선수 구성만 보면 KIA가 LG보다 앞서 있다. 우리는 아직 타선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과정에 있는 팀이다. 빠르면 1년이 될 수 있겠지만, 2년 안에 타선이 성장해 줘야 한다. 팀 내 육성과 FA 영입 중에서 우리는 전자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LG는 몇 위 전력인가.

▶2016년에 포스트 시즌은 나갔으니, 4강은 큰 의미가 없다. 이제 2~3년 후 우승을 위해 가야 한다. 내년에도 4위 정도 전력이라고 본다. 두산과 KIA, 넥센, NC가 여전히 좋다.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차우찬 영입의 뒷 얘기가 궁금하다.

▶FA 시장 열리고, 열흘 정도 지난 후 첫 접촉을 했다. 그때 우리 안을 제시했다. 물론, FA 선언 직후부터 관심 있다는 메시지는 보냈다. 총액 95억원을 발표할 때, 옵션(인센티브) 부분을 넣지 않았다. 요즘 옵션을 따로 언급하지 않는 추세 아닌가. 축소하거나 숨기려는 의도가 없었는데, 잘 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금액을 발표할 때 차우찬에게 물어봤다. 그냥 95억원으로 해달라고 하더라. 군산에 계신 부모님을 서울로 모시고 싶어 했다. 계약 후 심리적으로 너무 부담 갖지 말라는 얘기를 해줬다. 우리는 2~3년 후를 보고 있다고. 차우찬은 멘탈-건강-기량을 다 갖춘 선수다. 커리어는 양현종 김광현에 떨어지지만, 기량이 오르는 선수다. 미래가치는 차우찬이 1등이다. 셋 중 한 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고 해도 차우찬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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