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이 지난 9월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겨냥해 황해(우리의 서해)와 발해만에서 군함 100여척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계획을 발표한 7월 이후인 점과 장소를 감안하면 한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해군은 28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에 ‘지난 9월 중순 황해와 발해만 여러 수역에서 3개 함대를 동원한 실전 대항 훈련을 벌였다’고 밝혔다. 정확한 훈련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해군은 정찰·예보, 원거리 유도, 정밀타격, 다차원 방어 등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이 훈련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훈련 시기가 한반도 정세와 한국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드 배치를 재확인한 때와 겹친다”며 한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훈련 직전인 지난 9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에 쐐기를 박았다. 중국은 이튿날로 예정된 서울안보대화에 불참하며 강력한 불만을 표현했다.
당시 중국 군사 매체들은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한 어떠한 교류도 없다는 경고 신호를 한국에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에 압력을 가하면서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중국군이 당시에는 이 훈련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이 뒤늦게 훈련 사실을 공개하면서 ‘반사드 압력’이 다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 해군이 훈련 사실을 공개한 28일 중국 외교부 첸훙산(錢洪山)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중국에서 열린 제4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도 29일자 사설에서 “한국에 이어 일본도 사드 배치에 나섰다”며 “중국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10월부터 한국 연예인의 중국활동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숫자를 줄이고 있다. 또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반덤핑 규제에 나서 한국 압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