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지난 7월 울산 앞바다 지진에 이어 9월 경주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제주, 함안, 신안, 그리고 최근 보령에서도 이어졌다.

세계적으로는 뉴질랜드를 비롯해 올 한 해에만 일본, 에콰도르, 미얀마, 이탈리아 등에서 강진이 발생해 많은 희생자를 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을 반영하듯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발명과 특허 출원이 뚜렷하게 증가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상안전 기술 관련 특허 출원이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건축물 방진설계 특허 및 인명 구조나 재해 복구에 투입되는 재난대응 로봇 관련 특허 출원이 급증했다.

다음 달 열리는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에서도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발명품 출품이 크게 늘었다. 예컨대 재난 현장 속 인명 구조대원을 위한 위치추적 장치는 일정 시간 동안 구조대원의 움직임이 없을 경우 위험 신호를 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는 체온 측정 방식을 취한 종전의 장치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구조대원의 위험상태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의 공포가 우리에게도 확산되고 있을 무렵, 한 직장인은 가족의 안전을 지킬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진 대비 장치를 발명했다. 지진 등 외부 충격이 발생해 수납장 선반이 뒤로 기울어지더라도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된 수납장 조립체였다. 이 직장인은 특허를 받고 제품화 과정을 거쳐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사업가로 변신했다. 당시 수요가 충분하지 않던 국내 대신 일본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한 결과였다.

이처럼 고도로 발전한 우리의 첨단 기술에 온 국민의 안전이라는 염원을 접목한 발명품이 더욱 많이 나와야 한다. 안전에 기반한 첨단기술은 재해와 사고가 일으키는 사회적 비용을 큰 폭으로 감소시킴은 물론 경제적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앞선 IT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안전 기술과 접목해 발전시킨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지닐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우리의 특허 경쟁력도 한 층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