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847년까지 미국이 아니었고, 멕시코와 미국 전쟁의 결과로 미국에 편입됐다. 이곳에서는 분리 독립을 내세우는 '캘리포니아 국민당'이 활동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자유 운동' 등의 단체가 독립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페이스북,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캘리포니아주 입법분석실은 캘리포니아주의 2015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2조4590억 달러로 세계 6위 규모라고 밝혔다.

최근 대선 이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UCLA 인근에서는 500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트럼프의 당선에 저항했다.

[캘리포니아 "세계 6위 경제력, 우리는 칼렉시트(Calexit)하자"]

텍사스주는 지난 1836년까지 '텍사스 공화국'이라는 독립된 국가였다. 그 이전까지 멕시코의 한 주였지만, 독립 운동을 벌인 뒤 1845년에 미합중국에 편입됐다. 여러 자원 부족에 따른 개발 난 등 경제적인 문제로 1845년 미국 연방의 28번째 주로 편입되기 전까지 9년간 독립국의 지위를 누렸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연합에 속한 텍사스는 1861년 미국 연방을 탈퇴했으나, 미국 연방 대법원은 1869년 '미 합중국의 각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으므로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지난 2008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 당시에 텍사스 분리 독립을 주장했던 래리 킬고어 후보가 22만5000표를 받았다. 텍사스주 분리 독립을 지지하는 주민들은 이민 개혁, 작은 정부, 감세 등을 위해 미합중국에서 벗어나려 한다.

광활한 유전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의 22%를 차지하고, 50개 주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美 텍사스·캘리포니아州 "연방 탈퇴 주민투표" 요구]

버몬트주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역구이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주의 독립적인 주민 정서를 고려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으면서 민주당과 연대하고 있을 뿐이다.

버몬트주는 지난 1777년 미국의 독립 전쟁 당시에도 독립 국가를 모색했고, 그 이후에도 줄곧 독립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에 '제2의 버몬트 공화국' 건설 운동이 시민 단체와 지식인 사회 등에서 일어나고 있다. 버몬트 분리 독립 운동가들은 연방 정부가 지나치게 비대하고, 집중화돼 있으며 비민주적이고, 너무 강력하며 버몬트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텍사스 공화국은 남북전쟁이 시작된 1861년 연방주의자인 주지사 샘 휴스턴을 축출시키면서 연방에서 탈퇴했다.

연방군의 승리, 남부 연합군의 패배로 끝난 남북전쟁 후 1869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텍사스 대 화이트(Texas v. White) 판결을 통해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을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 이후 다시 텍사스는 연방에 편입되었고, "미 합중국의 각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다"는 이 판결을 통해 '각 주의 독립 불가론'에 사실상 못을 박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분리 독립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브렉시트의 성공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영국 연방 북단에 위치하고 5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스코틀랜드는 오랫동안 잉글랜드와 전쟁을 겪다가 1707년에 영국에 병합됐다. 하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1999년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자치권을 얻어냈다. 스코틀랜드는 수백년간 독립을 원해왔고, 숀 코너리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 스타들은 자신을 영국인이 아니라 스코틀랜드인이라고도 말한다.

스코틀랜드는 1707년 대영제국에 합병한 이후 307년 만인 지난 2014년 독립을 시도했지만 좌절을 맛봤다. 그 이후 영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과 유럽연합(EU) 잔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브랙시트를 계기로 제동이 걸렸다. 스페인·프랑스 등이 "영국이 EU를 떠나면 스코틀랜드도 함께 떠나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EU 가입과 탈퇴는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해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에 가입하려 해도 스페인 등이 반대하면 EU 가입은 불가능하다.

[북해 유전으로 자생력 생긴 스코틀랜드, 독립에 자신감]

["우리는 親EU"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독립 운동 재개하나?]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2014년 국민투표에서 독립은 부결됐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내 독립주의자들의 힘은 아직도 강력하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스코틀랜드는 EU에 남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스터전 수반은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주민 62%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며 "나는 이런 주민의 민주주의적 의지가 현실화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의무가 있다"고 했다.

스터전 수반은 EU 가입을 명분으로 내걸고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슐츠 의장과 융커 위원장은 "스코틀랜드가 브뤼셀에서 의견을 말할 자유가 있고, 스코틀랜드 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EU가 영국 내부 문제에 간섭할 뜻은 없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EU 잔류' 요청에… "영국 떠나면 스코틀랜드도 함께 떠나야"]

※ 영국의 지역 구성
영국은 그레이트브리튼 권역의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아일랜드 권역의 북아일랜드 등 4곳으로 구성돼 있다. 앵글로색슨족이 주를 이루는 잉글랜드는 16세기 웨일스, 18세기 스코틀랜드, 19세기 아일랜드 등 켈트족 국가를 차례로 통합했다. 세 지역은 그동안 자치권·독립을 요구해왔고, 아일랜드 남부는 1921년 영국에서 독립해 '아일랜드 공화국'을 세웠다.

스페인

스페인 자치주 중 하나로, 반도 북동부에 있는 카탈루냐는 바르셀로나, 타라고나, 헤로나, 레리다의 네 개 도로 나누어져 있다. 주도(州都)는 바르셀로나다. 공식 언어도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총인구(2015년 기준)는 750만명이고 스페인 전체의 10% 면적에 불과하지만, 스페인 GDP의 18.8%를 차지할 만큼 풍족하고 고도로 산업화된 자치주다.

이 때문에 "중앙 정부가 부유한 카탈루냐 시민들의 세금을 걷어 문화도 언어도 다른 가난한 지역에 나눠주고 있다"는 불평이 나왔다. 게다가 1714년 스페인에 병합된 이후에도 문화·언어 등이 스페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자연스레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운동이 일어나게 됐다.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2014년 분리·독립을 위한 비공식 주민 투표를 실시했던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는 내년 중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는 공식 독립 투표 실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유럽 지역에서 지방정부가 분리·독립 절차 개시를 선언한 것은 카탈루냐가 처음이다.

카탈루냐가 독립하게 되면 스페인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탈루냐의 주도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세계적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도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바르셀로나 있는 카탈루냐州 "스페인서 분리독립" 결의안]

[못 살겠다 따로 살자… 스페인 부자 지방 카탈루냐의 반기 ]

바스크는 프랑스 국경과 붙어 있는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인구 300만명의 주다. 바스크인언어도 문화도 다르며, 인구도 경제력도 낮아서 카탈루냐주처럼 자치권을 보장받은 적도 없다.

바스크인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소수민족이다. 국가 없이 오랫동안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 1933년 바스크 자치주가 만들어졌지만, 프랑코 독재 정권에 탄압당하며 망명정부가 세워졌고, 이후 테러 집단인 ETA가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40여년간 800여명을 사살했다.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2011년 ETA는 무장 투쟁 포기를 선언하며,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여전히 독립운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카탈루냐가 독립하면 바스크에 독립에 더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벨기에

벨기에는 크게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의 플랑드르와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의 왈로니 지방으로 나뉘어 있다. 두 개의 전혀 다른 나라가 남북으로 묶여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북부 플랑드르는 네덜란드어와 플랑드르어를 사용하고, 남부 왈로니는 프랑스어를 사용한다. 같은 정당이 언어권별로 나뉘어 따로 활동할 정도로 정치통합도 요원하다.

언어·민족 갈등은 1800년대부터 시작됐다. 1830년 독립 시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세력권에 있던 벨기에는 독립 당시 프랑스어를 공식어로 선택했지만 네덜란드어권의 반발로 남북으로 언어권이 완전히 분리됐다.

네덜란드어 지역의 분리 독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플랑드르 지방은 1100만 벨기에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데다 압도적인 경제력을 갖고 있다. 부유한 플랑드르 지역 사람들은 자신이 번 돈이 왈로니를 먹여살리는 데 쓰인다는 사실을 싫어한다. 또한 20세기 초 왈로니 지역이 더 부유하던 시절, 왈로니 사람들에게 차별대우를 당했던 시절을 프랑드르 사람들은 잊지 않고 있다. 이 지역이 독립할 경우 벨기에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2012년 벨기에 지방선거에서 플랑드르 지역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새플랑드르연대'(NVA)가 승리를 거뒀다. NVA는 플랑드르 지역 35개 선거구 중 20개 선거구에서 승리했고, 플랑드르 지역의 핵심 경제도시인 앤트워프 시장 자리도 가져갔다. 신플랑드르연대는 여전히 플랑드르 자치정부 출범을 꿈꾸고 있지만, 벨기에의 분열을 우려한 주요 정당들의 거부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플랑드르·南티롤 독립 움직임, 결국은 돈 때문]

[벨기에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 정당 압승]

캐나다

주민의 80%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의 퀘벡주는 1980년 처음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진행해 실패했지만, 1995년에도 한번 더 독립을 시도한 바 있다. 특히 1995년 주민투표에서 찬성은 49.42%, 반대는 50.58%로, 독립이 부결됐지만 표차는 땀을 쥐는 박빙이었다. 이후 퀘벡주의 분리를 추진하는 정당인 퀘벡당(PQ)은 2012년 9월 주의회 선거에서 31.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125석 가운데 54석을 확보, 제1당에 등극하기도 했다.

퀘벡주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나는 기억한다(Je me souvien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퀘벡 주민들의 역사 의식과 불어문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다. 1759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프랑스가 져서 버림받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캐나다 땅에 먼저 넘어온 선조는 영국계가 아닌 자신들의 조상인 프랑스인임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다.

[캐나다 퀘벡주 분리 독립 주장 정당 승리]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2014년 캐나다 퀘벡주 주의회 선거 결과 퀘벡주의 분리 독립에 반대하는 야당인 자유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분리독립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당분간 퀘벡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열릴 가능성은 줄어들었겠지만, 여전히 이 지역 주민들은 캐나다인 보다는 퀘벡인이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독립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새 총리 쥐스탱 트뤼도 "퀘백 독립은 절대 안 된다"]

덴마크

그린란드는 1380년부터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1953년 덴마크 자치령으로 바뀌었다. 1979년 자치 의회를 세우기 전까지 덴마크 영토였으나 2009년 독립을 선언했다. 사법과 행정에 대한 자치권을 갖고 있을 뿐 국방과 외교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덴마크가 쥐고 있다. 통화도 덴마크 크로네를 함께 사용한다.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해마다 36억8000만크로네(약 6190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린란드의 인구를 생각하면 작은 액수가 아니다. 그린란드 전체 국내 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한다.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에는 자원 외에 미국과의 관계도 있다. 미국은 그린란드 안에 여러 곳의 미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덴마크 정부는 미국을 통해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그린란드를 이용해 왔다는 의견이 많다.

덴마크가 소중히 여기는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은 역설적이게도 그린란드 분리주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얼음으로 뒤덮힌 그린란드의 모습.

['겨울왕국' 그린란드, 독립으로 자원 대국 꿈꾸나?]

★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그린란드는 덴마크 식민지배 3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완전 독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린란드가 완전한 독립을 꿈꾼 바탕에는 '풍부한 자원'이 있었다. 80%가 얼음으로 뒤덮여 얼음 속에 묻혔던 자원 채굴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쉬워지면서부터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지난해 추정치로는 그린란드에는 전 세계 매장량의 각각 13%, 30%에 달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때까지만 해도 그린란드는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 초대형 정유업체의 '약속의 땅'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저공비행'을 이어가면서 시추 비용이 세계적으로 높은 그린란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완전 독립에 위기를 맞았다. 블룸버그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5만6000 주민이 모두 백만장자가 되는 날이 올 것으로 꿈꿨던 그린란드가 오히려 덴마크 정부의 도움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유가하락으로 날아간 그린란드의 '강소 독립국' 꿈]

이 밖에도 세계 곳곳에는 오랜 역사적 갈등이나 경제적, 군사, 종교, 인종 등의 이유로 독립을 꿈꾸는 지역이 많다.

이탈리아의 남티롤도 완전한 자치권을 갖는 '티롤 자유주(Free State)' 설립을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과거 오스트리아의 일부였던 이 지역은 주민 75%가 독일어를 쓰며 이탈리아와 다른 게르만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남티롤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평균소득이 많은 곳이다.

중국은 대만(臺灣), 신장(新疆), 티베트(西藏·시짱) 등 오랜 분리주의 운동에 직면해 있다. 유혈사태로 이어지는 등 격렬한 모습도 보인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3억 중국 인민은 대만 독립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막을 능력을 갖고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 참고자료

카탈루냐 분리 독립에 관한 연구 /우윤민(2016)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의 배경과 과제 /신환철(2014)
캐나다 퀘벡주의 분리독립 문제와 불어권국가연합기구(O.I.F)의 향후 위상 전망 /한양환(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