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하루에도 몇천개씩 생겨났다 사라진다. 분명한 것은 그 가운데에도 에비앙, 코카콜라, 루이뷔통 등 우리의 마음을 공략하는 데 성공한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것. 이들의 힘은 브랜드 스토리에 있다. 조선비즈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돈과 직결되는 ‘스토리셀링’ 시대를 맞아 중국의 저명한 마케터 가오펑이 쓴 책 ‘이야기 자본의 힘’의 핵심 컨텐츠를 참고해서 스토리셀링 성공 기업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리바이스, 미국 '골드러시' 광부들의 자유롭고 진취적이며 독립적인 문화를 상징해
당시 정교하고 화려한 귀족 혈통의 유럽 문화에 반대되는 새로운 패션 패러다임 제시
차량이 드문 미국 두 개 주의 경계 도로에서 부녀가 차로 달리고 있었다. 갑자기 차가 고장이 나서 멈췄고, 부녀는 급하게 차에서 내려 수리를 하려고 했다. 엔진 덮개를 열자 몹시 뜨거운 연기가 올라왔고, 부녀는 한순간 가열된 물탱크에 다가갈 수가 없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차 한 대가 그들 앞에 섰다. 차에서는 젊은 남자가 내렸는데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딸을 향했고, 아버지는 젊은이의 노골적인 눈빛에 딸을 자기 뒤로 숨겼다. 그 남자는 청바지를 벗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경계하는 눈빛과 딸의 놀라움 속에 그는 청바지를 손에 대고 뜨거운 물탱크 뚜껑을 돌려서 열었다. 안타깝게도 물탱크는 이미 고장 나 수리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청바지의 양쪽 바짓가랑이의 하나는 자신의 차 끝에 묶고 하나는 부녀의 차 앞쪽에 묶었다. 부녀의 차는 청바지 하나로 연결된 남자의 차가 끄는 대로 달렸다. 그 아름다운 딸은 용감하게 아버지의 손에서 벗어나서 젊은이 옆에 가서 앉았고, 아버지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이것은 매우 큰 전파력과 설득력이 있는 리바이스 청바지의 광고 스토리텔링이다. 이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이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리바이스 청바지는 위기를 해결해주고 여자의 호감까지 얻도록 돕는다.
◆ 돛천으로 만든 튼튼한 바지의 내구성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져
리바이스는 스토리텔링에 매우 강한 기업이다. 사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능력에 힘입어 리바이스가 세계 최고의 청바지 브랜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이보다 더 잊기 어려운 리바이스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보자.
1853년, 젊은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Gold Rush, 19세기 미국에서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현상-옮긴이)에 빠져 있었다. 그는 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그리고 가져온 돛천을 주민들에게 팔았다. 그러나 그는 돛천에 더 좋은 용도가 있음을 알았다. 어느 나이 많은 광부가 “이 놈의 바지는 몇 번만 입어도 마모되는군. 만약 오래 입어도 마모에 잘 견디는 바지가 있다면 당장 몇 벌은 사둘 텐데….”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그 길로 스트라우스는 자신의 옷감을 처리하기 위해 내마모성(마모에 잘 견디는 성질-옮긴이)이 있는 재질의 천을 재봉사에게 주어 바지를 만들게 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인기가 있어 이 바지는 순식간에 다 팔렸다. 이 튼튼한 바지의 내구성에 대한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스트라우스는 얼마 후 샌프란시스코에 1호 가게를 내고, 많은 튼튼한 바지를 생산해냈다. 1855년에 그는 프랑스에서 수입해온 청남색의 데님 원단으로 원래의 돛천을 대체했고, 동일한 재질로 된 탭 단추로 주머니와 이음매를 더 단단하게 했다. 이것은 현대 청바지의 기본 형태가 되었고, 이런 튼튼한 바지는 빠르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스트라우스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 이름을 지었고, 그렇게 리바이스의 신화가 시작되었다.
1860년부터 1940년까지 스트라우스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갔다. 1873년, 그는 탭 단추로 이음매를 고정시킨 바지로 특허 등록을 했다. 그리고 1890년 리바이스는 처음으로 청바지에 코드를 부여했는데, 그 유명한 ‘501 바지’가 바로 리바이스 청바지의 첫 번째 모델이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정교하게 제작된다. 단추는 절대 녹슬지 않으며, 바느질 땀도 매우 촘촘하다. 1886년에 어떤 사람이 실험을 해보았더니, 청바지의 양쪽 가랑이를 각각 두 필의 말에 묶고 말이 반대 방향으로 가도록 했는데, 이 바지는 이마저도 견뎌낼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 '독창, 정직, 혁신'의 상징인 리바이스…신세대 마음속에 대체할 수 없는 문화
리바이스는 모든 청바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청남색의 데님, 허리 뒷부분의 가죽 탭, 바지 뒷주머니의 곡선, 탭 단추, 독특한 빨간색 태그 등…. 이들 모두가 리바이스가 처음으로 한 것으로, 모두 흥미로운 디자인이자 이야깃거리다.
또한 전 세계인들의 마음속에서, 세계적으로 35억 벌이나 판매되는 리바이스 청바지는 유행을 선도할 뿐 아니라 ‘미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의상이다. 리바이스가 이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19세기의 골드러시로 미국은 탐험가들의 낙원이 되었으며, 이러한 사회현상은 간접적으로 미국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계기가 되었다. 청바지의 원조로서 리바이스가 대표하는 것은 미국의 자유롭고 진취적이며 독립적인 문화였다. 당시 정교하고 화려한 귀족 혈통의 유럽 문화와는 달리, 리바이스는 원래 금을 캐러 온 광부를 위해 디자인된 바지로서 자유와 독립에 대한 갈망, 그리고 이상을 향한 새로운 생활상을 나타냈다. 그리고 사람들의 새로운 유행 아이콘이 되었으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있어 그것은 서부의 개척 정신과 힘을 상징하게 되었다.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리바이스 브랜드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계속해서 혁신을 이어갔고, 리바이스를 위해 1902년 사망할 때까지 한평생을 바쳤다. 안타깝게도 리바이스 청바지는 그의 생전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거나 보편화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 각계 인사들에게 인기를 얻고 패션계의 아이콘이 되었다.
지금 청바지 브랜드는 많고 스타일도 다양하다. 그러나 전 세계의 모든 청바지 브랜드 중에서 리바이스는 만년 푸른 나무와 같이 탄생부터 미국의 골드러시, 서부 카우보이 그리고 미국 군대와 연관되어 있으며, 미국 역사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에서 패션 브랜드 중 리바이스처럼 한 국가에서 유행하여 백여 년의 시련을 겪고 항상 개성을 유지하며 전 세계로 퍼져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브랜드는 드물다. 리바이스의 성공 뒤에는 그 자신의 브랜드 문화가 있다. 이렇듯 굳건한 브랜드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마케팅은 대부분 성공한다.
5대에 걸쳐 한 세기가 넘도록 노력하여 오늘날 리바이스는 이미 전 세계 160여 개국에 상표를 등록했다. 리바이스는 줄곧 ‘독창, 정직, 혁신’을 대표해왔다. 리바이스는 젊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문화이며, 이것이 바로 리바이스가 창조한 변함없는 신화다.
이야기 자본의 힘
가오펑 지음 |전왕록 옮김 |모노폴리언|284쪽|1만4000원
“소비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 시대에 고유한 이야기 자본이 없다는 것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다.”
이 책은 스토리의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하수는 광고로 설득하지만, 고수는 이야기로 매혹한다’는 사실에 천착해 대표적인 글로벌 스토리의 생성, 전파의 비법과 유무형 효과를 분석했다. 원제가 ‘The Power of storyselling’인 것은 스토리가 단순히 인구에 회자되는 텔링(telling)이 아니라 상품이 팔리는 결정적 이유가 되는 셀링(selling) 포인트라서 그렇다. 코카콜라, 루이비통, 리바이스, 바비 등 세계적인 기업이나 상품과 거기에 얽힌 스토리들이 분석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