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홈페이지


경찰이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창립자들이 동남아시아에서 호주로 도피한 정황을 확인, 호주 사법당국에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절차를 법무부와 논의하고 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소라넷 창립 멤버 A(45)씨와 아내, 40대로 추정되는 B씨 부부 등 4명은 현재 호주에 몸을 숨기고 있다. 이들은 소라넷에서 '테리 박(Terry Park)' '케이 송(Kay Song)' 같은 필명을 사용해 운영진으로 활동해 왔으며, A씨의 경우 서울대 출신으로 확인된 상태다. 이들은 미국·호주 등 여러 국가 영주권을 취득해 해외 도피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말레이시아에 있는 한 공항에서 우리 경찰과 마주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현지 사법당국과의 공조 과정에서 실무적인 문제가 있어 이들을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이들의 도피처를 계속 추적했고, 이들이 호주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최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법무부와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무부 장관은 국내법을 위반한 범죄인이 외국에 있는 경우 외교부 장관을 통해 해당 국가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려면 범죄 혐의가 해당 국가에서도 처벌되는 범죄여야 한다. 하지만 호주의 경우 성인 음란물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소라넷 창립자들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赤色) 수배를 발령해 공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적색 수배는 인터폴의 6가지 수배 중 가장 강력한 조치가 취해지는 본국 송환 대상자다.

소라넷은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사이트로 시작해 2003년 음란 포털 '소라넷'으로 확장됐다. 소라넷은 몰래 카메라 영상과 성폭행 모의 등 성범죄 온상을 지목돼 왔고, 경찰은 지난 4월 소라넷의 해외 핵심 서버를 폐쇄하고 운영진을 추적해 왔다. 경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광고 수익만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