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에 있는 능주고는 '지역 명문고'로 꼽힌다. 2016학년도 대입에서 졸업생 206명 중 150명(중복합격자 포함)이 수도권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서울대 6명, 연세·고려대 21명 등 명문대 합격생도 많다. 이 시골 학교의 입시 성적 비결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있다. 학교 측은 "최근 2년간 서울대 입학생 9명 중 7명이 학종으로 입학했다"면서 "수능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다양한 진로 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학종으로 시너지가 났다"고 밝혔다.

능주고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다른 학교들처럼 밤늦게까지 학생들을 잡아놓고 공부만 시키는 학교였다. 시골에 있다 보니 학교 환경이 열악하다고 소문이 나, 동네 학생들조차도 인근 광주나 여수 학교로 떠나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17일 전남 화순 능주고 과학동아리‘유레카’학생들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실험실을 찾아가 연구원과 함께 실험하고 있다.

능주고는 2008년 일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도입과 2010년 '자율학교' 지정을 계기로 학교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했다. 우선 교육과정을 '학생 진로·적성 맞춤형'으로 바꿨다. 1학년 하반기 때 진로·적성검사를 해 진로지도를 시작했다. 당시 시골 학교로선 드물게 동아리를 강조했다. 이때 '무늬만 동아리'가 되지 않도록, 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싶은 학생들에겐 30시간씩 '어떻게 동아리를 운영하는지' 교육을 받도록 했다. 영어독서, 방송, 경제, 과학실험 등 다양한 동아리들이 늘어났다. 현재 능주고에는 47개의 동아리 및 방과후 활동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더해 학교는 독서 테마 기행, 명사 초청 강연, 진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성태모 진학 담당교사는 "입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게 하자는 마음으로 학교 교육을 싹 바꿨다"며 "이후에 대학입시에서 학종이 부각되면서 일찍부터 진로 탐색을 하면서 원하는 활동들을 경험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능주고는 이제 학생이 몰리는 학교로 변모했다. 화순군 외 지역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려면 4대1 경쟁률(2016학년도)을 뚫어야 한다. 이찬화 능주고 교장은 "학생들 진로와 연계된 수업 및 동아리 활동이 학종 중심 입시와 잘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