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농구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들은 입담도 수준급이었다.

농구명예의 전당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서 2016년 헌액식을 거행했다. ‘공룡센터’ 샤킬 오닐(44), ‘AI’ 앨런 아이버슨(41), ‘만리장성’ 야오밍(36), WNBA의 전설 셰릴 스웁스(45)를 비롯해 미시건주립대의 명장 탐 이조 등 총 10명이 대상자로 선정돼 영광을 누렸다.

1992년 전체 1순위로 올랜도 매직에 입단해 개인통산 4회 우승을 차지한 오닐은 입담도 전설이었다. 오닐은 코비 브라이언트와 콤비를 이룬 2000-2002년 LA 레이커스를 3연패로 이끌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불화가 심했고, 오닐이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했다. 오닐은 드웨인 웨이드로 짝을 이뤄 2004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오닐은 “코비는 내가 3연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장본인이다. 그는 레이커스 구단이 날 마이애미로 팔아넘기는데도 큰 힘을 발휘했다”면서 뼈있는 농담을 했다. 오닐의 명전 입성 소식을 들은 코비는 “오닐은 역대 최고로 압도적인 센터였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역시절 오닐은 돌출발언과 거친 플레이로 많은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그는 데이빗 스턴 전 NBA 총재에게도 할 말이 많았다. 오닐은 “스턴이 나에게 10번의 징계를 줬다. 덕분에 420만 달러(약 46억 5천만 원)를 받지 못했다. 스턴이 지금이라도 미안해서 돈을 주겠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세금은 빼고 달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현역시절 라이벌이었던 야오밍에 대한 일화도 털어놨다. 오닐은 “솔직히 처음 4년 동안은 야오밍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언어장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야오밍이 마치 하킴 올라주원처럼 멋진 페이드 어웨이 슛을 넣었다. ‘이봐 야오밍 멋진 슛이었어’라고 했더니 야오밍이 ‘고마워 친구’라고 하더라. 그래서 ‘야 너 영어할 줄 알았냐?’고 했더니 ‘이봐 샤크, 나한테 말 걸지마. 물론 영어는 할 줄 알아’라고 받아쳤다”면서 껄껄 웃었다.

샤킬 오닐의 말처럼 야오밍은 유창한 영어로 시상대에서 소감을 전했다. 야오밍은 “오늘 내가 첫 번째로 소감을 말하라는 말을 듣고 ‘누군가 큰 실수를 했구나’ 싶었다. 첫 번째 순서는 위대한 아이버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냐고? 난 아이버슨보다 더 '연습'이 필요하거든”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필라델피아 시절 아이버슨이 연습시간에 늦어 래리 브라운 감독과 사사건건 충돌했던 사건을 야오밍이 빗댄 것. 아이버슨은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도 지각을 했다고.

아이버슨은 “브라운 감독은 틈만 나면 내게 ‘연습’ ‘연습’ ‘또 연습’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브라운 감독의 비판을 받아들인 후부터 그가 얼마나 위대한 감독인지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MVP를 수상하게 됐다”면서 브라운에게 감사했다.

신인시절 아이버슨이 장기인 크로스오버 드리블로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넘어지게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아이버슨은 “정말 조던처럼 되고 싶었다. 조던과 처음 상대했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코트에 선 조던을 봤는데 정말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 그의 아우라를 느꼈다. 에어조던을 신고 있는 조던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는 내 아이돌이자 영웅이었다”며 추억에 젖었다.


통산 6회 우승을 차지한 조던과 달리 아이버슨은 무관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아이버슨은 2001년 시즌 MVP를 차지하며 필라델피아를 파이널까지 올렸다. 하지만 오닐과 코비가 버틴 레이커스에게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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