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만입니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CEO에 취임한 이후 '오수만(吳需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본명인 '오스만'의 발음에 맞춘 것이다. 그는 8일 임직원 100여 명과 함께 서울 이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사랑의 송편 나누기' 자원봉사 활동에 참석하면서 한국 이름이 적힌 명함을 들고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오수만 CEO가 틈날 때마다 자신의 한국명 발음을 소리 내 연습하고 있다"며 "처음 만나는 한국인에게 친근한 인사를 건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알 감디 CEO는 이날 생전 처음으로 송편을 만들었다. 그는 "한국의 추석은 수확을 축하하고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정을 나누는 뜻깊은 명절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에쓰오일 CEO는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 출신이 맡고 있다. 역대 에쓰오일 CEO들은 앞다퉈 한국 친화 경영에 나서고 있다. 2012년 3월부터 4년 6개월 동안 에쓰오일을 이끌다 이달 초 이임한 나세르 알 마하셔 전 CEO의 한국 이름은 '나세일(羅世壹)'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울산 나(羅)씨'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