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혼혈 여성이 다시 한번 일본 미인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대회 결과에 반발한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혼혈 여성은 일반 일본인보다 외모가 뛰어나더라도 일본의 미를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진행된 '2016 미스월드 재팬' 대회에서 인도계 혼혈인 요시카와 프리안카(22)가 우승했다. 요시카와는 오는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스 월드' 국제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요시카와는 인도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일본에서도 인도계 다문화 가정은 2% 비중밖에 차지하지 않는 소수층으로 알려졌다. 재팬 타임즈는 "요시카와가 단순히 일본의 미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순혈론'에 사로잡힌 일본의 선입견에 맞서 싸운 여성"이라고 전했다.
작년에도 미국 국적의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야모토 아리아나(21)가 미스 유니버스 재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요시카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작년 우승자인)아리아나가 없었다면 혼혈 여성이 일본을 대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리아나를 통해 용기를 얻고 이 자리에까지 설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우리 아버지가 인도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인도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도 자랑스럽다"며 "그렇다고 내가 일본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 네티즌들은 요시카와가 일본인을 대표하는 미의 기준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대표는 순수 일본 여성이어야 한다", "외모가 일본인과 전혀 다르다", "미인대회들은 왜 잇달아 '하프(혼혈을 지칭하는 일본어)'를 뽑는 걸까" 등 요시카와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난해 흑인계 혼혈인 아리아나가 미인대회에서 우승했을 당시에도 일본 네티즌들은 아리아나의 외모를 두고 비난을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여전히 순혈주의에 빠져 있다며 유독 미인대회 우승자에만 순혈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일본 네티즌은 "야구선수 다르빗슈와 배우 미야자와 리에 등 유명 스포츠, 연예 분야에서 혼혈 일본인들이 활약하고 있는데 미인대회 우승자에게만 혼혈이라고 비판한다"며 "검은 피부를 가진 혼혈 일본인을 무시하는 일본인들의 잘못된 시각"이라고 했다. 다르빗슈의 아버지는 이란인이다. 다르빗슈는 WBC 등에도 일본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현재 미국 MLB에서 추신수의 동료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고 있다.
입력 2016.09.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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