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 '우아한형제들'의 의미를 묻자, '우와~'한 형제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항상 감탄을 선사하겠다는 뜻이다. 민머리에 염소수염,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직원 대신 '구성원'이란 말을 즐겨 쓰는 김봉진(40) 대표는 적어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숙원은 이룬 것 같았다. 2014년 잡플래닛과 포천코리아 선정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 50' 중소기업 대상에 선정됐을 때도, 일과 삶의 균형, 수평적 사내 문화, 자기 계발 도서 구입 지원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아한형제들 10층 사무실 벽에는 커다란 포스터가 한 장 붙어 있다. 사업 초기 각자 집에서 노트북을 들고 나와 카페에서 일하던 시절, 당시 15명이던 구성원들이 만든 '버킷리스트(Bucket List·하고 싶은 일 목록)'다. '앞으로 우리 회사는 어때야 할까'를 두 가지씩 적었더니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회사' '곳곳에 책이 널브러져 있는 회사' '한적한 곳에 사옥이 있는 회사' 등이 나왔다. 실제로 '한적한' 석촌호수변에 터전을 잡고, 직원 전원이 스튜디오에서 자기만의 포즈로 사진을 찍어 사원증을 만들었다. 물론 버킷리스트 내용 중 '3년 후 상장했으면 좋겠다' '돈 많이 버는 회사' 등에는 아직 체크 표시가 돼 있지 않았다.
직원 케어만 전담하는 '피플팀'은 누가 아프면 약을 챙겨 주고 병원에도 데려간다. 회사 출입구나 벽의 '밀당하세요' '100-1=0'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문구도 이 팀의 작품. 이런 회사가 내세우는 핵심 가치가 '근면 성실' '새 시대 새 일꾼' '근검절약' 세 가지라는 점은 의외다. 특히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를 첫 번째로 꼽을 정도로 유난히 출근 시간을 강조했다. 예고없이 실시 되는 지각체크에 걸리면 '근면성실TF'에 배치되기도 한다. 김봉진 대표는 "회사란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 함께 비범한 성과를 내는 것"이라면서 "일터의 분위기는 최대한 즐겁게 하되 친목 동아리가 아닌 만큼 최소한의 규율은 지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나이·학력 제한 없어… 협업 능력과 성실성 중시
'우아한형제들' 직원 채용
‘우아한형제들’은 수시로 직원을 채용한다. 2주에 한 번꼴로 월요일이면 적게는 한두 명, 많으면 10여명이 새 식구로 합류한다. 나이·학력 제한이 없어 20대에서 40·5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대부분 경력직들로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보고 오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일 오후에도 한 40대 남녀 두 명이 최종 면접을 앞두고 면접장인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프로그래밍 등 IT(정보기술) 개발, 디자인, 마케팅, 기획, 영업, 경영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때그때 사람을 뽑는다. 현직 록밴드 기타리스트인 개발자, 비보이·엑스게임 등 퍼포먼스 사진만 찍는 프로그래머, 자전거 도색 전문가인 포토그래퍼 등 독특한 취미와 개성을 가진 직원도 많다.
성호경 팀장은 “회사가 자리 잡으면서 최근 대기업 출신 등 10년 차 이상 경력자들의 문의도 많아졌다”며 “사람들과 얼마나 잘 섞일 수 있는지 ‘협업 능력’을 최우선으로 보고, 성실성도 중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