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차림으로 근무 중인 노르웨이 여군들. 노르웨이는 올해부터 여성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럽 각국의 병력 수요가 늘면서 모자라는 병력을 여군(女軍)으로 채우려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가 21일 보도했다. 병력 증강이 시급한 상황에서 입대 적령기 남성이 모자라자 대안으로 여군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징병제(徵兵制) 국가인 스위스는 최근 군사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의에서 "징집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관련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위스에서 20세 안팎의 남성들은 신병 교육 수료 이후 연간 6~7회 훈련에 소집되는 방식으로 생업과 현역 복무를 겸하다 예비군에 편성된다. 포린어페어스는 "난민 유입 등으로 유럽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경 수비 병력 강화를 추진하는 스위스는 연간 1만8000명 선인 신병 징집 규모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며 "남성만으로는 늘어나는 신병 수요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여군 징집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북유럽의 군사 요충지인 발트해 연안국 에스토니아도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6000여명인 정규군 숫자를 늘리기로 했다. 올가을쯤 발표할 병력 수급 개선안에는 연간 20~30명에 불과한 여성 자원입대자를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 포함되어 있다.

남성에 대해서만 병역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덴마크에서도 징집 대상을 여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한 스웨덴의 경우 최근 신병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페테르 훌트그비스트 국방장관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징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노르웨이는 올해부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등하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병역 관련 법규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