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휩쓸고 간 자리를 복구하는 현장에 들어가 사람 대신 작업하는 로봇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하고 있다.
로봇이 복구 작업을 하려면 사람의 손에 해당하는 장치, 다리에 해당하는 이동 장비, 사람처럼 생각해서 판단하는 인공지능이나 사람이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장치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배준범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로봇의 동작을 원격조정할 수 있는 착용형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9일 "이르면 3년 안에 재난현장에 투입해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초기 모델이 개발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사람의 동작을 로봇이 그대로 따라 하고 로봇이 현장에서 느끼는 것을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아바타' 로봇이 곧 탄생할 전망이다.
현재 개발된 로봇 팔은 사람과 같은 수의 관절을 갖고 있고 손은 엄지, 검지, 중지 등 3개로 구성됐으며 손가락마다 2개 마디를 가지고 있다.
이 로봇 손은 특수장갑과 연결돼 있어서 사람이 장갑을 끼고 손을 쥐었다가 펴면 특수장갑이 센서로 감지해 로봇에게 전달하고, 로봇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
연구팀은 LTE(롱텀에볼루션) 방식으로 사람과 로봇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도록 했다.
LTE망이 국내에 깔렸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며 적은 비용으로 통신이 가능하다.
재난 현장에서 로봇이 장애물을 만났을 때 사람이 영상을 보고 걷어내는 시늉을 하면 로봇은 실제 장애물을 걷어낼 수 있고, 드릴로 벽의 구멍을 뚫는 등의 작업도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 로봇은 무게를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로봇은 손과 팔 등에 장착된 모터로 물건을 들 때 발생하는 힘을 측정해 특수장갑에 진동을 전달한다.
이때 무거운 물건을 들수록 진동자가 더 심하게 흔들리게 된다.
연구팀은 "로봇이 느끼는 것을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초기 단계이다"며 "사람이 마치 재난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고 밝혔다.
이론적으론 서울에서 울산의 재난현장에 투입된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사족 보행 장치를 개발해 로봇에 달아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로봇의 손과 팔, 다리, 눈 등이 취합한 정보를 서로 오차 없이 같은 속도로 사람에게 전달해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