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방과 후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고등학생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들의 교육 수요를 학교가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해 학원 수업 등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역시 중학교 때가 고등학교나 초등학교 때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구학회(은기수 서울대 교수)가 통계청 의뢰로 초·중·고교생 6408명의 학습 시간(2014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 '학교 내 공부 시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길어지는 반면 '학교 밖 공부 시간'은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더 길었다. 중학생이 평균 203.2분, 고등학생이 189.2분, 초등학생 151.7분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공부 시간에는 학원·과외 등 사교육에 참여하는 시간과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모두 포함된다.

심지어 중학교 1~2학년은 학교보다 학교 밖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예컨대 중학교 2학년생은 하루 평균 199분을 학교에서 공부하고, 그보다 7분 많은 206분 동안 학원·과외를 받거나 집에서 혼자 공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2015년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중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은 월평균 23만1000원, 고등학생은 23만6000원을 사교육에 쓴 반면 중학생은 27만5000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 진학 시험을 준비하거나 영어·수학 선행 학습을 하려는 중학생들의 수요가 여전히 있다"며 "이를 공교육이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원 등을 다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학교 밖 공부 시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점을 찍고 고 2~3학년 때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업 시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고 2~3 학생은 대입을 준비하느라 밤늦게까지 자율 학습을 하는 등 교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