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회사원 박준수(38, 경산시 사동) 씨는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의 신상 유니폼을 구입했다. 그리고 유니폼 뒷면에 이승엽의 이름과 등번호 36번을 마킹했다.

'모태 삼성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준수 씨는 "삼성팬의 한 사람으로서 유니폼에 이승엽 선수의 이름을 새기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승엽 선수의 네임 태그를 골랐다. 먼 훗날 두 아들이 좀 더 커서 야구에 눈을 뜨게 되면 '이승엽 선수는 내겐 우상과도 같은 선수였다. 삼성팬으로서 이승엽 선수가 뛰는 걸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건 아주 큰 행복이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유니폼 판매 강세는 올 시즌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요즘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는다. 야구장의 머스트 헤브 아이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마다 유니폼의 가격은 각각 다르다. 많게는 10만원을 웃돌기도 하나 주저하지 않는다. 유니폼 판매량은 선수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삼성팬 가운데 이승엽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가장 많다.

대구 라이온즈 파크내 상품 매장의 4월 총매출 4억1000만원 가운데 유니폼 매출은 3억7000만원. 구단 측에 따르면 이승엽 유니폼(32%)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이승엽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꼽히는 구자욱이 2위(20%)에 등극했고 최형우, 김상수, 박해민이 공동 3위(10%)로 뒤를 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유니폼이 새로 바뀌었고 가족 단위 팬들이 늘어나 유니폼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 가운데 이승엽 선수의 유니폼 판매량이 압도적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 선수 가운데 이승엽 선수의 인기는 가히 독보적이다. 그리고 이승엽 선수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하기로 결정한 점도 유니폼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니폼 판매 뿐만 아니라 관중 동원에도 이승엽 효과가 두드러진다. 경북 모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재직 중인 박진욱(38, 대구 수성구) 씨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즐겨 찾는다. 그는 "이승엽 선수가 뛰는 걸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끔씩 이승엽 선수가 은퇴한다는 걸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묘해진다. 그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때 최대한 많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팬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이다. 이전보다 더 많은 소통이 가능하다. 팬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나오면 사인 요청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어린이 팬에게는 적극적으로 다가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승리보다 더 좋은 팬서비스는 없다. 이승엽 역시 잘 알고 있다. "최대한 안타, 홈런, 타점을 많이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이바지하며 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반드시 떨쳐내고 싶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