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 시타딘, 제이비디자인, 베니키아…. 최근 2~3년 사이 이처럼 새로운 이름의 관광, 비즈니스 호텔들이 우후죽순처럼 해운대에 들어섰다. '호텔 전쟁터'라 할 정도다. 해운대가 예전의 '여름 한철 관광지'가 아니라 사계절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글로벌 투어 시티'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1월 그랜드호텔 뒤쪽으로 '토요코인 해운대 2호점'이 지하 3층 지상 23층, 510객실 규모로 영업을 시작했고, 작년 12월엔 해운대구청 주변에 메리얼호텔(객실수 55개)이 문을 열었다. 이 호텔 인근의 '베니키아호텔해운대'가 객실 166개 규모로 지난해 11월부터 손님을 받고 있다. 또 지난 해 10월 해운대해수욕장과 연결되는 구남로의 해운대전통시장 맞은 편에 15층에 134개의 객실을 갖춘 베스트 웨스턴 해운대호텔이 문을 여는 등 시타딘 해운대호텔, 씨엘드 메르, 더 마크 등의 호텔들도 작년 개관했다.
대개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이들 호텔은 작게는 40여개, 많게는 1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추는 등 규모가 다양하다. 특급은 아니지만 세계적 호텔체인과 연계하는 등 서비스 수준은 높은 편이다. 해운대의 관광·비즈니스호텔은 1995년 6곳에서 2000년 7곳, 2010년 12곳으로 조금씩 늘어나다가 2~3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수가 증가했다. 2014년엔 29곳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33곳에 이른다.
해운대 비즈니스 호텔들은 성수기·비수기, 평일·주말 등 시기에 따라 숙박료가 다르지만 대개 10만원 내외다. 특급호텔은 할인받지 않으면 약 40~50만원쯤 한다. 비즈니스호텔 등이 생기면서 그만큼 선택폭도 넓어지고 비용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서울서 종종 부산으로 출장을 오는 박모(53)씨는 "몇 년 전에 비해 해운대에 호텔들이 많아져 가격이나 서비스 등을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어 좋다"며 "시설이나 서비스 수준도 선진국 못지 않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의 '호텔 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운대해수욕장 동쪽 끝자락엔 101층 짜리 마천루급 '엘시티 호텔'이 지어지고 있고, 호텔신라는 자회사인 신라스테이를 통해 지하 4층, 지상 15층 406객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2017년 문을 열 계획이다. 일본계 컨소시엄 그룹 세가사미도 신세계 부지에서 직선 거리로 240m가량 떨어진 벡스코 맞은 편 부지 9911㎡에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으로 지상 37층에 지하 6층 규모의 호텔(특급호텔 312객실과 비즈니스 호텔 470개실)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수욕장 주변으로 관광호텔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호텔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또 해운대구의 동쪽 끝인 송정과 이어져 있어 해운대권이라 할 수 있는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동부산관광단지에는 지난 2014년 착공한 최고급 콘도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와 '힐튼 부산' 호텔이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해운대권 호텔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난다는 말이다.
부산시 이병석 문화관광국장은 "해운대권에 호텔 건립 붐이 일고 있는 것은 부산의 관광 매력 요소 확대, 크고 작은 국내외 전시컨벤션 행사 개최 증가, 중국 관광객 급증 등으로 숙박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해운대의 '호텔붐'은 부산의 관광산업을 한단계 더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