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둑’ 소리가 나도록 손가락을 잡아당기거나, 손가락 마디를 꺾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이 으레 어른들로부터 듣는 얘기는 “그러다 손가락 굵어진다” 혹은 “관절염 걸린다”….

정말 그럴까. 손가락 마디를 꺾을 때 소리가 나는 이유와 그 영향을 미국 블로그 사이트 복스(Vox)채널이 최근 소개했다.

사실 당신이 손가락 마디를 꺾을 때 나는 소리는 뼈와 뼈가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가 아니다.

손가락 마디 사이에는 달걀노른자 형태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들어 있는데, 우리가 손가락을 움직이면 이 관절액은 가스 기포를 만들어 낸다. 이때 손가락 마디가 심하게 구부러지거나 꺾어질 때 기포가 터지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관절을 곧바로 다시 꺾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는 윤활액이 만든 기포들은 한번 터지고 나면 20분이 지나야 다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손가락 마디를 꺾을 때 들리는 소리의 정체는 알았고, ‘손가락 마디를 꺾어도 손 건강에 무리가 없을까?’에 대한 질문을 해결할 차례다.

1990년 조지 카스텔라노스와 데이비드 악셀로드가 발표한 ‘손가락 꺾는 습관이 주는 영향’ 연구에서 ‘습관적으로 손가락 마디를 꺾은 300명의 사람에게서 손가락이 붓거나 악력이 약해진 것을 확인했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그 뒤 최근까지도 이들의 연구가 타당하다고 뒷받침하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2009년엔 미국 캘리포니아의 약학박사 도널드 L. 엉거는 손가락 꺾기가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지를 밝히기 위해 매일 왼쪽 손가락 마디는 꺾고, 오른쪽 손은 꺾지 않는 실험을 60년 동안 했다. 그의 발표는 긴 시간에 걸친 실험 결과, 두 손의 모양에 차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양쪽 손 모두 관절염 증세 없이 건강했다고. 그는 이 연구로 자잘하지만 유용한 과학적 발견을 인정하는 ‘이그노벨(Ig Nobel)상’을 받았다.

현재로선 손가락 관절 꺾기와 장기적인 관절 건강 간의 관련을 뚜렷하게 증명하는 의학적 연구는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