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출신 전산학자인 제이컵 닐슨 박사는 디지털 읽기의 특징을 'F자형 읽기'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쇄된 종이 대신 디지털 매체를 읽으면 문서를 재빨리 훑는 스캐닝(Scanning)을 한다"면서 인터넷 사용자 232명의 시선을 추적한 실험을 했다. 디지털 화면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카메라로 따라가 보니 10초 이하의 시간 안에 페이지 아래까지 재빨리 훑기 위해 알파벳 'F'자 모양으로 읽는다는 것이다. 즉 맨 위 1~3문장만 끝까지 살펴본 후, 중간까지 뛰어넘은 뒤 중반부 한두 문장을 읽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을 때는 한 줄 한 줄씩 문장 끝까지 체계적으로 읽는 사람도, 디지털 매체를 접하면 빨리(Fast) 읽기 위해 페이지 왼쪽에만 시선이 머물렀다고 닐슨 박사는 주장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로 100단어를 읽을 때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4.4초에 불과했다. 닐슨 박사는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4.4초 만에 읽을 수 있는 단어 수는 18개 정도에 불과하다"며 "웹 이용자들이 실상 거의 글을 읽지 않는다"고 밝혔다.
30년간 뇌의 정보 처리와 사고방식에 대해 조사한 호주의 교육심리학자 존 스웰러는 "우리 뇌는 장기 기억력과 단기 기억력이라는 두 가지 종류의 기억력에 의존하는데, 인터넷을 이용한 읽기를 할 경우 단기 기억력에 폭발적인 정보가 들어가면서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집중력이 저하돼 산만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책 읽는 사람들의 뇌는 이 부분 대신 고차원적인 이해와 사고력을 담당하는 장기 기억 장치를 활성화한다고 존 스웰러 교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