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방송 화면 캡처

한국은행 현금 수송차가 테러와 탈취 등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보안에 대한 고려 없이 건물 인·허가를 내주다보니 인근 신축 호텔에서는 한국은행이 앞마당까지 훤히 내려다 보이고, 현금 수송차 이동 시간과 경로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한국은행이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자체는 “해당 구역이 일반 상업 지역인 만큼 현행법상 인·허가를 규제할 수는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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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은행을 드나드는 현금 수송차에는 600억 원이 넘는 돈이 실립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보안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호텔 신축 허가를 내주다 보니, 이 현금 수송차들의 이동 시간과 경로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위험에 처했습니다.

먼저 윤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달 말 개장을 앞두고 내부 공사가 한창인 한국은행 옆 17층 높이의 신축 호텔.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보니 한국은행이 앞마당처럼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호텔 관계자
"(한국은행 보여요?) 네 보이죠. 마당까지 보이죠."

문제는 현금 수송차의 움직임이 그대로 목격된다는 겁니다. 2년 반 전 새로 문을 연 바로 옆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기 시설로 시야를 차단했지만 객실에서는 버젓이 현금 수송차의 출입 현황과 이동 시간,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호텔의 10층으로 올라와봤습니다. 하루종일 10대의 수송 차량이 한국은행을 출입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현금을 싣고 나오는 차를 따라가봤습니다.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추적이 가능합니다.

취재진
"저희가 쫓아가는 것 알고 계셨는지 한 마디만 (아이 늦었어요)"

좁은 이면도로, 순찰이 취약한 시간대를 노린다면 얼마든지 현금 수송차를 막아설 수 있어 보입니다. 잇따라 들어선 신축 호텔에 안마당을 내준 한국은행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어 더 곤혹스럽습니다.

한국은행 보안 관계자
"저 건물(호텔) 쪽에서 한국은행 보이는 그 장소가 뭐 저희 동산이 보이고 트럭이라든가 짐차라든가 이런 것이 왔다갔다 거리거든요."

인허가를 내준 자치단체는 별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구청 관계자
"일반 주거 지역이라든가 정화 구역 내에서는 고려 대상이지만, 일반 상업 지역에서는 특별히 관광진흥법상 규제하고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하루 수천억이 넘는 돈이 오고 가는 한국은행. 현금 수송 차량이 잠재적인 테러와 범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TV조선 윤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