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선출 방식이 유엔 출범 70년 만에 바뀐다. 새로운 총장 선출 절차는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총장 후임 선출 때부터 적용된다.

유엔 총회는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선정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이 막후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낙점한 뒤 총회에 통보했다. 반 총장도 이 같은 방식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새 결의안에 따르면 안보리와 총회는 193개 회원국에 후임 총장 선출 절차의 시작을 알리고 선출 절차를 안내하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발송하고, 회원국들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야 한다.

회원국들이 추천한 후보자들의 이름은 상세한 이력서와 함께 총회에 회람된다. 이후 각 후보자들은 총회에서 자신의 이력과 앞으로 유엔을 이끌어갈 비전을 밝히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이 프리젠테이션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유엔이 각 회원국으로부터 총장 후보자 추천을 받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자 프리젠테이션도 예전에는 없었던 절차다.

새 결의안은 사무총장의 자격도 규정했다. 사무총장 후보자는 입증된 지도력과 관리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고, 국제관계에 폭넓은 경험이 있어야 하며, 뛰어난 외교력과 의사소통 능력, 다중 언어 구사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최종 결정권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안보리가 갖는다. 안보리는 프리젠테이션 절차를 거친 후보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차기 총장으로 선정해 총회에 추천한다. 총회가 이를 승인하면 해당 후보자가 신임 총장이 된다.

이날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유엔은 조만간 반 총장의 후임 총장 선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장의 임기는 5년으로, 2007년 1월 1일 임기를 개시해 2011년 재선된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 31일에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