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따아’로 할게요.” “경쟁사엔 ‘넘사벽’이 되자고.”

‘따아’란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 넘사벽은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란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줄인 말이다. 최근 LG유플러스에 이런 줄임말을 쓰는 팀장급 직원이 많아졌다. 회사에서 매달 팀장 이상에게 보내는 이메일 교육 자료의 ‘리더십 공감 토크’ 코너에 요즘 젊은 세대가 즐겨 쓰는 줄임말을 소개하면서 생긴 변화다. 이를 통해 조직 내 ‘세대 차이’를 해소해보려는 시도다.

이 자료는 원래의 의미, 상황, 활용 예문까지 세세하게 제시한다. 예를 들어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말을 소개하고, ‘아니 이런 근자감은 어디서 나온 거야’라는 활용 사례를 보여주는 식이다. 또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함), ‘대민만’(대한민국만세),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프사’(프로필 사진) 등 특이한 줄임말을 따로 모아 문제지 형태의 메모도 만들어 제공한다.

마케팅 부문의 한 팀장은 “요즘 젊은 세대는 사고방식이나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까지 우리 세대와 다르다”며 “이들이 쓰는 언어를 익히면서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한 취업 포털이 직장인 3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78.85%가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에는 교육 자료에 ‘갈등 예방 준칙’ ‘휴가 제도 숙지 요망’ 등 딱딱한 내용을 보낼 때는 이메일을 읽지도 않고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줄임말 학습 코너가 재미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팀장들의 이메일 확인 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 덕에 회사의 다른 공지 사항도 사내에 전파가 잘되는 편이다. LG유플러스의 한 임원은 “팀장도 모르면 배워야 한다”면서 “신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조직장들이 먼저 공부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무척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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