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작년 6월부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 수칙 중 하나로 '가공되지 않은 낙타 젖과 낙타 소변을 마시지 말라'라는 권고 사항을 발표해 왔다. 메르스의 주요한 감염 매개체로 낙타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중동 사람들은 왜 낙타의 젖뿐 아니라 소변까지 마시는 걸까.

일단 종교적인 측면이 크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으로 무슬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하디스'에는 선지자가 풍토병 치료제로 낙타의 젖과 소변을 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무함마드가 자신을 보러 온 다른 부족의 사람들이 현지 기후에 적응을 못 하자 방문객들에게 '낙타의 젖과 소변을 마셔 보라'고 권했고 그대로 하니 괜찮아졌다"는 내용이다.

또 8세기 저명한 이슬람 학자 이븐 이스하크가 지은 무함마드의 전기(傳記)에도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찾아오자 선지자는 낙타의 젖과 소변을 마시면 나을 것이라 말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따라 이슬람의 영향력이 강한 중동 지역에서는 민간요법으로 낙타의 젖과 함께 소변도 마셔 왔다. 중동 주민들이 낙타의 소변을 마시는 동영상도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민간요법으로 전승되어 오던 낙타 소변의 효능을 현대의학으로 증명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랍과학기술재단 연구팀이 낙타의 젖과 소변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암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