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영 연세대학교 총장.

연세대학교(총장 정갑영)는 최근 '연세, 제3의 창학'이라는 비전과 5대 주요 목표를 제시했다. 대학을 둘러싼 급격한 환경 변화에 맞서 다방면의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첫째 목표는 '글로벌 명문 교육 확립'이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지난 2013년부터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예·체능계를 제외한 1학년생을 대상으로 레지덴셜 칼리지(RC)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습과 생활을 결합한 아이비리그형 교육 모델을 적용한 것이다. 신입생 4000여명이 1년간 함께 생활하며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문화·예술적인 소양과 리더십 역량을 쌓는다.

50개국에서 온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언더우드국제대학(UIC)'은 연세대 국제화의 상징이다. 여기에 우수 외국인과 재외 교포 학생을 유치해 한국어를 기반으로 교육하는 글로벌인재학부가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다. 한국의 언어, 문화, 사회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한국적 가치를 국제 무대에서 승화시킬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연세대는 신촌캠퍼스·의료원·원주캠퍼스·송도캠퍼스 등 4개 캠퍼스의 특성과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둘째, '세계 수준의 연구 강화' 목표 실현을 위해 연세대는 의생명 콤플렉스, 융·복합 전공 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래융합연구원(ICONS)을 설립했다. 인문·사회·자연 분야를 망라하는 융·복합 연구의 허브로 연구센터가 50개에 달한다. 또 국제적으로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교수는 '언더우드 에비슨 특훈 교수'로 선정해 최고의 연구 환경을 제공한다.

셋째 목표인 '캠퍼스 인프라 선진화'의 핵심은 오는 8월 완공 예정인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다. 신촌 캠퍼스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백양로의 낙후된 경관과 조경을 개선하고 지하 공간을 활용해 강의·휴식 공간 및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1만6000여명의 동문과 교직원이 백양로 기금 모금에 참여해 모금액은 400억원을 넘겼다. 이외에도 학생 기숙사 확충, 경영대 신축, 이과대·공과대 증축 사업이 올해 안에 완료된다.

넷째, '멀티 캠퍼스 자율과 융합'은 신촌 캠퍼스와 의료원, 원주 캠퍼스, 송도 국제 캠퍼스 등 캠퍼스 4곳이 각각의 특성과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캠퍼스 구분 없는 융합 연구를 통해 연세대의 역량을 배가하겠다는 취지다.

마지막 목표는 섬김의 리더십 확대와 열린 공동체 문화 정립을 통한 '공동체 문화와 확산'이다. 2013년 한 해 동안 재학생 7100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누적 봉사활동 시간이 21만 시간에 달한다. 학생들은 소외 계층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시에 섬김과 나눔의 정신을 배양하고 있다. 더불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과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대학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학교 다녀보니…

'돈 많이 버는 직업' 아닌
진짜 꿈을 고민하게 됐다

경영학과 2학년 국지섭

언제부턴가 학생들은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 ‘내 꿈’이 아닌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쓰고 있다. 꿈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변호사나 의사, 대기업 회사원을 장래 희망으로 쓴다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돈을 많이 벌어 넓은 집과 비싼 승용차를 사는 것이 중요한 현실에서 ‘꿈’이라는 것은 보잘 것 없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내 꿈’을 찾아보고 싶었다. 연세대학교의 진취적이고 자유로운 학풍과 축제문화, 우수한 학생들이 함께하는 환경은 ‘꿈’의 가치를 일깨워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특히 모든 신입생이 송도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RC(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싶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입학한 연세대학교는 학문적인 가르침 그 이상의 가치를 알려줬다. 먼저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줬다. 송도 국제캠퍼스 안에서 학생들은 세속적인 가치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사람의 가치를 깨달았다. 또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쳤다. 교수님들은 ‘대학이 절대 취업 사관학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학생들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강의만 찾아 듣기보다는 자기가 정말로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의 강의를 선택한다. 마지막으로 연세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적 성취감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친다. 진로의 폭을 좁히는 과정에서 ‘로스쿨, 취업, 고시 중 무엇을 선택할까’보다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만큼 잘하는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학교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교수님들이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학생들도 자아를 실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에서 학생들은 ‘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