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처인 원흥이 방죽에서 서식처인 구룡산으로 이동하는 새끼 두꺼비들. 오는 10월이면 구룡산 바로 아래에 두꺼비들이 살기 좋은 다랑논과 숲이 마련된다.

청주 '원흥이 방죽'에 사는 두꺼비들이 올 연말에 새집을 갖는다. 환경 당국과 청주시 등에서 구룡산 인근 8056㎡(약 2440평) 부지에 두꺼비들이 살기에 적당한 다랑논과 숲을 올해 10월까지 조성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청주의 대표적 두꺼비 산란지인 원흥이 방죽은 한때 국내 최대 두꺼비 산란지 중 하나로 꼽혔다. 물 고인 논이나 연못에서 알을 낳고, 숲이나 덤불로 이동해 사는 두꺼비의 습성상 봄철에 원흥이 방죽에서 태어난 두꺼비 새끼들이 인근 구룡산 일대로 대이동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었다.

그런데 2003년 택지 개발 사업으로 두꺼비도 살기 어려워졌다. 구룡산 숲이 훼손되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원흥이 방죽 일대 일조량도 크게 줄었다. 2005년 500마리에 이르던 원흥이 방죽 두꺼비는 작년엔 150마리까지 줄었다는 것이 두꺼비 보호 단체인 '두꺼비친구들' 설명이다.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들까지 "두꺼비를 살리자"고 민원을 넣자 청주시도 호응했다. 원래 전원주택을 지으려던 구룡산 인근 땅을 매입해 두꺼비 서식지로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원흥이 방죽에서 구룡산 쪽으로 400m 정도 올라간 곳이다. 국비 5억원과 시 예산 20억원 등 25억원이 들 예정이다. 예전 원흥이 방죽에서 태어난 두꺼비들은 구룡산까지 이동하기 위해 도로를 건너야 했기 때문에 차에 치여 죽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마련하는 새집에선 그럴 걱정이 없다는 것이 청주시 설명이다.

환경부는 두꺼비 새 서식지 마련에 나서는 청주시에 5억원을 지원하는 등 훼손된 도심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 15곳에 70억원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청주 두꺼비 보전 외에도 서울 강서구의 방화대교 남단 훼손지 복원 사업, 구로구의 와룡산 훼손 생태계 복원 사업, 경남 거제 연초면의 멸종위기종 서식 기반 조성 사업 등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