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자리 미스매치(miss match·불일치)'를 해소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력과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 간의 심각한 차이를 좁히겠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대학들에 인센티브를 줘서 일자리보다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는 인문계열 학과 정원을 줄이고, 수요가 많은 이공계열 학과 정원은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심각한 미스매치 현상은 기업 현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계에도 있다. 바로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과 실제로 '교사'가 되는 사람의 불일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가 되려면 사범대를 졸업하거나 일반 대학교 교직 과정을 이수해 '교사 자격증'을 딴 다음 임용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지난해 임용 시험으로 전국적으로 교사 4631명을 뽑았는데, 교사 자격증을 딴 사람은 2만3263명에 달했다. 교사 선발 인원보다 다섯 배나 많은 예비 교사가 배출된 것이다.
자격증을 딸 수 있고 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범대나 교직 과정을 운영하는 일반 대학의 인기가 높아졌고, 인기에 힘입어 사범대나 교직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1980~90년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임용시험은 '임용 고시'가 된 지 오래다. 평균 경쟁률이 9~10대1에 달하고, 일부 과목은 20대1을 훌쩍 뛰어넘는 경우도 많다. 시·도별로 뽑는 인원이나 합격 커트라인이 다 달라서 예비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느 지역으로 시험을 칠지 '눈치 경쟁'이 극심하다. 수도권의 합격선이 높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나고 자란 학생이 강원·제주도까지 가서 시험을 치기도 한다. 3수, 4수는 기본이고 7수, 9수까지 하는 '임고 낭인(임용고시 낭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학교 교사가 되기 어려우니 상당수 수험생들은 학원으로 빠진다.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서 사범대 등 교육계열 대학 졸업생의 가장 많은 수가 사교육 업체에 취직했다는 결과도 있다.
이처럼 교사 되기가 어려운 덕분에 우리나라 교사들의 경쟁력이 매우 높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교사 경쟁력을 높이는 장점보다는 오히려 폐해가 더 크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교사가 될 학생들이 4년 내내 임용 시험 준비에만 매달리고, 대학도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인성과 자질을 키워주기보다 임용 시험에 맞춰 가르치는 '임용 학원'이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우리 자녀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임용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실제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교습 방법을 연구하거나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갖추고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과 교류하는 경험을 다양하게 하는 것들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선 사범대 같은 교원 양성 기관들의 커리큘럼도 개선돼야 하고, 임용 시험 내용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수많은 '임용고시 낭인'을 양산하는 지금의 문제도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