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경기도 과천에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가 문을 연다. 1910년 설립된 구세군사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승인받아 석사과정을 개설한 것이다. '구세군사관학교'는 구세군(救世軍)의 성직자 양성 기관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기존 구세군사관학교에서는 교단(敎團)에서 인정하는 학위만 수여할 수 있었지만, 이번 대학원대학교 설립으로 교과부에서 인정하는 석사 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가 문을 열면 국내 46번째 '대학원대학교'가 된다.
'대학원대학교'란 학부(學部) 과정 없이 대학원 과정만 둔 대학교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학교'라고 하면 4년제 학부 과정과 대학원 석·박사과정이 모두 있는 고등 교육기관을 가리키지만, 고등교육법 30조엔 '특정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대학원만을 두는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대학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대학원대학교라고 하는 이유는 학부를 둔 대학교의 대학원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설립 자격은 일반 대학 설립 자격과 동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대학원대학교 설립 인가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국내에 처음 대학원대학교 설립 운영 기준이 마련된 것은 1996년 7월.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전문 인력 양성'이 목적이었다. 이듬해인 1997년 경기도 수원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북 익산에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서울에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2007년 경기도 용인으로 이전) 등이 잇달아 개교했다.
'특정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설립 목표에 걸맞게 대학원대학교는 일반적으로 큰 건물을 짓는 등 캠퍼스 마련에 신경 쓰기보다는 교수 등 소프트웨어에 치중해 투자한다. 소수 정원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입학 정원이 100명 이하인 곳이 많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할까.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대학원대학교 중 신학(神學) 분야 대학원대학교가 절반에 가까워서 아무래도 종교인이 많이 진학한다"고 했다. 이 밖에 사회복지, 외국어, 법률경영, 과학기술, 북한학, 상담학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학원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인천의 성산효대학원대학교에서는 효학(孝學)을 가르치고, 충남 천안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선 뇌교육(腦敎育)을 다룬다.
대학원대학교 입학 자격은 다른 대학원과 마찬가지로 학사 이상의 학력을 갖추는 것이다. 전국 45개 대학원대학교 중 박사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31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