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최근 영화 트렌드의 '불필요한 짓' 중 하나라고 말했지만, 이제 없으면 왠지 허전해보인다. 영화 '부제' 얘기다.

부제는 영화명 외에도 영화에 대한 느낌이나 이야기를 보충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앞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외화들은 특히 '부제'로 영화의 내용까지 예측할 수 있다. '헝거게임: 모킹제이',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등이 그 작품들.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수잔 콜린스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 한 판타지 블록버스터. 혁명의 상징 ‘모킹제이’가 된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절대권력 캐피톨에 맞서 정면승부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리즈 세 번째 영화인 이번 작품의 부제 '모킹제이'는 흉내어치라는 새 이름인 동시에 세상을 구할 단 하나의 희망인 캣니스 자신을 의미한다.

1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에서는 캣니스가 모킹제이 문양이 새겨진 브로치를 달고 '헝거게임'에 참여해 승리함으로써 행운의 상징이 된다. 이후,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모킹제이의 의미는 단순한 행운에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의 불씨로 변해갔고, 마침내 이번 편에서는 절대권력 캐피톨에 맞설 혁명의 상징으로 등장, 사라진 줄 알았던 13구역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영화의 스토리를 암시한다.

이어 12월 17일 개봉을 앞둔 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는 '호빗: 뜻밖의 여정',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로 이어졌던 '호빗'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영화의 부제인 '다섯 군대 전투'는 엘프 군대를 비롯해 난쟁이족, 인간 군대, 오크 군대, 그리고 마지막 열쇠를 쥔 드워프 군대까지 마지막 여정을 위해 모인 다섯 군대를 뜻한다. '호빗' 3부작의 완결이자 '반지의 제왕' 시리즈부터 시작된 중간계 6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부제로서 전 시리즈보다 스펙터클한 비주얼과 내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12월 3일 개봉하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형제로 자랐지만 적이 돼 버린 모세스와 람세스의 대결을 그린 블록버스터로 부제 '신들과 왕들'은 인간이 신처럼 군림하던 시대를 암시하며, 스스로 신이라 믿는 제국의 왕 람세스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제국과 맞서야 하는 운명의 모세스를 의미한다. 신들, 그리고 왕들의 동등한 세계를 추측할 수 있다. 자신을 신이라 믿는 사나이와 누구보다 강인한 인간의 대결이 볼거리다.

외국 프랜차이즈에서는 예외없이 부제가 달리고 있다. 내년 개봉하는 영화 중에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터미네이터:제네시스'가 있다. 시리즈로 개봉할 영화들이 단순히 2, 3, 4 등 일련의 번호를 다는 것이 부족해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프랜차이즈 뿐 아니라 '단품' 영화에도 부제들이 달리는 경우가 꽤 있다. 최근 한국 영화만 보더라도도 '타짜 : 신의 손',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같은 부제들을 지닌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 흥행에 도움을 주는 잘 지은 부제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다. '넘치는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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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화 포스터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