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을 녹인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순진한 동해()도, 비뚤어진 유인하()도, 천하의 협객 백동수()도 아닌 순정남 타환의 눈빛 말이다. 가 낳은 ‘대세남’, 지창욱을 만났다.

# 타환, 이런 남자 또 없습니다

로 지금 가장 대세남이 아닌가 싶어요. 언제 가장 인기를 실감하나요?
사실 일상생활에서는 잘 모르겠어요. 만나면 사람들이 잘 봤다고 해주시는 정도예요. 그 외에는 크게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 적도 없고 실제로 크게 달라진 것도 없어요. 다만 광고 문의나 대본 들어오는 횟수가 전보다는 많아졌어요.(웃음) 일시적인 것 같아요.

최근에 톱스타들만 찍는다는 맥주 광고도 찍었던데요.
어쩌다 보니 찍게 됐어요. 제가 (모델료가) 싸서 저렴한 가격으로요.(웃음)

지창욱과 타환 사이에 닮은 점이 있을까요?
타환의 지질하고 유약하고 겁이 많으면서 화도 냈다가 광기도 부렸다가 하는 것들이 결국엔 제 안에서부터 나온 것 같아요. 어느 정도는 지질하거나 겁이 많은 면이 있어요. 좀 더 확대하거나 줄이거나 하면서 타환처럼 바꾸어나갔어요. 많은 부분이 흡사하거나 반대로 달라요.

실제 지창욱도 타환처럼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인가요?
사실 타환처럼 사랑을 한다는 게 쉽지가 않아요.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대본 보면서 '아무리 좋아한다지만 이렇게까지…?' 하고 느꼈던 적도 정말 많거든요. 타환의 사랑이 판타지기 때문에 더 좋아해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는 힘들 것 같아요.

연애할 때 어떤 스타일이에요?
뭐든 재밌어야 돼요. 만났는데 지루하거나 다른 생각 들면 오래 보기 힘들 것 같아요.

같이 출연한 배우 중에 이상형으로 하지원 씨를 꼽은 적이 있어요.
제 이상형은 하지원입니다, 한 건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몰아갔어요.(웃음) 근데 지원 누나가 실제로 정말 좋아요. 성격도 밝고 긍정적이고요. 저는 외형적인 이상형을 정해놓진 않았어요. 다만 서로 코드가 맞고 대화가 잘 통해야 돼요.

데이트할 때 주로 뭐 해요?
어렸을 때는 영화 보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술도 마시고 그랬어요. 근데 요즘은 연애를 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아요. 없는 시간을 쪼개서 만나야 되는데 그걸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도 쉽지가 않고요.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예요?
촬영 기간이 긴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역할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막판에는 잠도 거의 못 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요. 무엇보다 대본을 읽을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는 게 상당히 고역이었어요.

타환은 워낙 감정 변화가 많은 인물이에요. 웃었다가 웃겼다가 슬펐다가 울었다가 하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초반부의 타환과 마지막 회의 타환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요. 한 회에도 웃었다가 울었다가 부들부들 떨었다가 별의별 짓을 다 하고 그랬죠. 근데 그런 변화를 한 번에 줘야 할지, 중간중간 복선을 깔아주면서 서서히 바꾸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때는 지독한 악역을 맡았어요. 때려 부수는 연기도 많았고요.
계속 지르는 캐릭터였죠. 반대로 '동해'는 너무 착해서 답답한 면도 있었고요. 이번에는 모든 게 다 섞여 있었어요. 뒤로 갈수록 황궁 안에서의 질투와 계략이 많아지면서 심리전 위주로 가다 보니까 어디서 어떻게 얼마만큼 (감정 표현을) 해야 할지 대본을 계속 들여다봤던 것 같아요.


이번에 OST도 불렀어요. 본인의 노래 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해요?
되게 부끄러워요. 노래를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이번에 OST 요청이 왔을 때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는데도 부른 건 제가 (노래를) 좋아해서였어요. 기본적으로 음악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겠죠. 그리고 워낙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을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 했어요.

연기 잘하는 배우들도 소화하기 힘든 뮤지컬을 작년에 세 편이나 연달아 했어요.
, 그리고 일본에서 를 공연했어요. 몸이 정말 부서지는 줄 알았어요. 공연하는 중에 를 연습하고,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으니까요. 사실 그렇게까지 할 마음은 없었는데 을 같이 한 (유)준상이 형이 "이 작품(잭 더 리퍼) 정말 좋으니까 무조건 해" 하고 강력 추천해서 했어요. 그리고 을 연출했던 장유정 연출님이 하자고 하셨고요.(웃음)

같이 공연한 연출과 배우가 추천했다는 건 현장에서 정말 잘했다는 건데요.
아휴,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재밌었는데 단지 몸이 정말 힘들었죠. 목이 상해서 매일 링거 맞고 약 먹고 주사 맞고 있었어요.

노래를 좋아하면 주로 어떤 음악을 들어요?
장르는 특별히 안 가리는데 이적, 김연우 이런 분들 좋아해요.

# 지창욱의 재발견

고3 때 연기 쪽으로 진로를 바꾸었을 때 어머니의 반대가 컸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누구보다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정말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심지어 연극영화과 들어가고 나서도 탐탁지 않아 하셨으니까요. 지금은 촬영하다 보면 밤새우고 잘 못 먹으니까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세요.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이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속은 위험천만해 보이시나 봐요. 항상 술 조심해라, 여자 조심해라 하세요. 그러시다가도 이렇게 번 돈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시고요.(웃음)

원래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면서요.
처음보다는 나아졌어요. 지금도 낯은 가리는데 애써 아닌 척하죠. 전에는 인터뷰할 때 항상 단답형이었어요. "이번에 작품 끝나서 시원섭섭하시겠어요?" 물으면 "네" 했으니까요. 지금은 많이 하다 보니까 이렇게 해야 (묻는 사람이) 덜 불편하겠구나, 알게 된 거지 사실 낯을 가리는 건 똑같아요.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저… 관리 안 해요.(웃음) 헬스도 몇 년 전에 잠깐 하고 그 후로 한 번도 안 했어요. 한두 번 시도했다가 다 포기했죠.

그래도 식단 관리는 하죠?
먹는 걸 좋아해서 많이 먹고 많이 움직여요. 드라마 할 때는 예외지만 평소에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먹어요. (늘 먹으니까) 배고픔을 안 느끼죠.

연기하면서 힘들 때 조언해준 선배나 멘토가 있나요?
굉장히 많아요. 때 연기로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때 (조)진웅이 형이 저랑 10살 차이 나는 형이고 선배님이기도 한데 정말 친구처럼 같이 술 마셔주고 울어주고 고민해주었어요. 이번 때처럼 긴 작품을 할 때는 어쩌다 한 번씩 현실과 타협하고 싶은 때가 와요. '이 정도 외웠으니까 그만 잘까?', '이 정도까지만 해도 방송하는 데 무리는 없는데…' 하고요. 그때마다 (손)현주 형이 해준 말을 떠올렸어요. "창욱아, 네가 하는 캐릭터에 사명감을 갖고 끝까지 책임을 져라." 그래, 끝까지 타환이를 책임지자, 하면서 덜 자고 덜 먹으면서 대본 한 번 더 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요.

[- 더 많은 기사는 여성조선 6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