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효과'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세계 뉴스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한 미국의 뉴스 채널 CNN이 시청률 감소 극복을 위해 보도국을 뉴욕시(市)로 옮기는 데 나섰다. 'CNN 효과'란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시청자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뉴스를 보기 위해 CNN을 찾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CNN은 간판 보도 프로그램 'CNN 뉴스룸(CNN Newsroom)'을 오는 8월부터 뉴욕에서 만들기로 하고, 스타 앵커들을 뉴욕 지사로 발령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7시간 내리 진행되는 'CNN 뉴스룸'은 1980년 미 최초로 '24시간 뉴스'를 도입한 CNN의 상징이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앞으로 애틀랜타시(市) CNN 본사에서는 시사 프로그램 몇 편만 제작될 것"이라며 사실상 보도국 이전이라고 평했다.

CNN은 이번 뉴욕행(行)에 대해 "뉴욕에서 제작하면 출연자 섭외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CNN 본사가 있는 애틀랜타에서 뉴욕 및 워싱턴까지는 비행기로 각각 2시간 20분·1시간 45분이 걸린다.

시간당 수입이 수억원에 이르는 재계 거물이나, 워싱턴DC 의회 주변을 맴도는 정치인들을 섭외하기 불리하다는 것이다. CNN과 미 3대 보도 채널로 꼽히는 경쟁사 폭스뉴스 채널과 MSNBC의 경우 본사가 뉴욕에 있다.

CNN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청자 감소에 시달려 왔다. '밋밋한 논조'와 자국민들의 국제 뉴스에 대한 무관심이 원인이 됐다. 특히 1996년 후발 주자로 출발한 폭스뉴스와 MSNBC가 각각 우파와 좌파 시청자를 잠식하면서 5년 전부터는 '만년 3등'이 됐다.

특히 광고 수입을 좌우하는 황금 시간대(오후 8~11시) 시청자 수는 2008년 이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CNN의 황금 시간 시청자는 폭스의 1/3 수준인 54만3000명"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모회사 타임 워너는 2년 전 NBC 회장을 지낸 제프 저커를 영입하는 등 경영 쇄신에 나섰지만, 시청률은 올 초 오히려 최저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