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대학 간 평가 결과도 관심을 끌었다. 국내 사립대 가운데 영원한 맞수인 고려대·연세대처럼, 일본에는 와세다·게이오대학이 사립대의 양대(兩大) 산맥이다. 두 대학 모두 일본 도쿄에 있으며 게이오대학은 1858년, 와세다대학은 1882년 개교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6년간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한국의 두 명문 사립대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일본의 두 명문 사립대는 하향세를 보여왔다. 올해 종합 평가에서 연세대 16위, 고려대 18위, 게이오대 35위, 와세다대가 44위를 차지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연구 실적, 국제화, 교원당 학생 수, 학계 평가 등에서 모두 게이오대와 와세다대를 앞섰다.
◇고대는 국제화, 연대는 연구 실적
이 네 대학은 학계 평가와 졸업생 평판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졸업생 평판도는 네 대학 모두 아시아 2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국제화와 연구 실적 분야로 가면 고대·연대가 일본의 게이오·와세다대학을 크게 앞섰다.
특히 국제화에서는 고려대가 가장 앞서간다. 고려대는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교환학생이 아시아 12위,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이 21위, 외국인 학생 비율이 32위였다. 고려대로 온 외국인 교환학생 수는 10년간 10배가량(2004년 132명→2013년 126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로 나간 교환학생 수도 4배(2004년 234명→2013년 935명)로 늘었다. 고려대 측은 "캐나다 UBC와 영국 RHUL(Royal Holloway University of London), 중국 인민대와 협정을 맺어 본교 학생이나 교원이 파견 갔을 때 기숙사와 사무 공간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또 우수한 외국인 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본인과 가족의 한국어 수업도 지원한다.
한편 대학이 얼마나 수준 높은 연구를 하는지를 보여주는 논문당 인용 수에서는 연세대(26위)가 강했다. 고려대(36위)도 게이오대(55위)와 와세다대(100위 밖)를 크게 앞섰다.
◇게이오·와세다대, 연구 실적 등에서 밀려
아시아 대학 평가가 처음 실시된 2009년에는 100위 안에 든 일본 대학이 33개였지만 올해는 19개로 줄었다. 게이오대와 와세다대 역시 종합 순위가 계속 떨어졌다. 게이오대는 2009년 20위에서 올해 35위로, 와세다대는 2009년 37위에서 올해 44위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고려대는 15계단, 연세대는 9계단 상승했다.
와세다대는 일본 대학 중 국제화에서 가장 앞선 대학으로 꼽힌다. 1995년부터 국제화를 향한 개혁을 단행했고, 2004년에는 영어로 학위를 딸 수 있는 국제교양학부를 개설했다. 그럼에도 이번 평가에서 외국인 교원 비율 43위, 외국인 학생 비율 52위 등으로 한국 대학에 뒤졌다. 게이오대는 외국인 교원 비율, 외국인 학생 비율 등이 아시아 100위 밖이었다.
평가를 담당한 벤 소터 QS 평가 총괄 책임자는 "과거 아시아 대학의 강자였던 일본 대학들이 국제화에 적극적인 한국과 싱가포르 대학 등에 점점 밀리는 양상"이라며 "일본 대학들의 하향 추세가 쉽게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