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물건이 이 육신을 벗어나니/ 두두물물(우주만물)이 법신을 나투네(드러내네)/ 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 곳곳이 나의 집이니라"

지난 2003년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한 조계종 9대 종정 월하(1915~2003) 스님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가 25일 통도사에서 마련된다.

화단에 물을 주는 생전의 월하 스님. 그는 솔선수범하는 삶으로 유명했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18세에 금강산 유점사로 출가한 월하 스님은 평생 스스로 엄격히 계율을 지키고 작은 일도 솔선수범한 스님으로 유명하다. 1940년 통도사에서 구하 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받은 그는 통도사를 지키며 주지, 조실, 방장을 두루 역임했다. 시자들의 만류에도 청소와 빨래까지 손수 했으며 그의 거처엔 울타리와 빗장도 두지 않았다. "내가 고단하면 남이 수월하다"는 것이 그가 입버릇처럼 한 말. 월하 스님은 또 1950년대 비구-대처 간 대립이 일어나자 청담·효봉·동산·금오 스님과 함께 종단 정화를 주도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노천문도회가 마련한 기념행사는 25일 오전 10시 추모 다례제(茶禮祭)로 시작된다. 이어 월하 스님의 일대기를 윤청광 작가가 소설 형식으로 구성한 '영축산에 달 뜨거든' 봉정식이 진행된다. 또 이날부터 3개월간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월하 스님의 서화 등 작품과 발우·가사·장삼·안경·경전 등 유품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