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기 전문업체 보잉이 개발한 보안스마트폰 '블랙폰' /사진=블랙폰 홈페이지 캡쳐(https:

톰 크루즈 주연으로 인기를 모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보면 요원들 사이에 주고받은 메시지 파일이 확인된 후에는 자동 폭파되는 녹음기가 등장한다. 교신 내용의 보안을 위해서다.

이런 장면을 연상케 하는 해킹 방지용 스마트폰이 미 항공기 전문업체인 보잉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각) 전했다.

보잉이 개발하고 있는 ‘해킹 불가’ 스마트폰은 주인의 승인 없이 문자나 통화 기록에 접근할 경우 내용이 자동 삭제된다.

‘블랙폰’으로 알려진 이 스마트폰 기종은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이용자들을 위해 고안됐다. 당초 보잉은 블랙폰 개발 계획을 완전히 비밀에 부치려고 했지만, 이날 미 연방통신위원회에 진행 과정 등을 보고하면서 관련 사실이 알려졌다. 보잉은 예전에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도청이 불가능한 보안통신장치를 설치한 경험이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에 제출한 개발계획서에 따르면 보잉은 “자료와 통화내용에 대한 확실한 보안을 원하는 정부기관과 관련 업체들을 위해 블랙폰 개발을 시작했다”며 “블랙폰의 세부사항은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보잉의) 직원과 구매자 모두 블랙폰에 대한 비밀유지 서약을 맺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스위스의 보안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사일런트서클 등과 협력해 보안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IT 전문가들은 블랙폰의 보안기능이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활용하는 ‘킬 스위치(kill switches)’ 기능과 어떤 식으로 차별화에 성공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킬 스위치’는 잃어버린 스마트폰에 담긴 정보를 원격으로 삭제하는 기능이다.

보잉은 이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폰 주문도 받고 있다. 홈페이지 게시글에 따르면 블랙폰 기기는 대당 629달러(약 67만원)이다. 사일런트서클과 스파이더오크 등의 보안서비스 이용 가격을 더한 총액은 대당 1508달러(약 160만원)다.

FT에 따르면 보잉이 개발 중인 블랙폰 2종 중 하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되는 정보통신(IT)업계 행사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WMC)와 사이버보안콘퍼런스인 RSA에서 각각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