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진표가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어디가?'의 출연을 앞두고 과거 언행과 노래 등으로 시청자의 극심한 출연 반대 여론이 일자 7일 공식 해명했다.

김진표는 이날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아빠 어디가'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았다"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몇 가지 것이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진실이었다면 아마 대충 예상도 하고 대비도 했을 것이지만 저에게는 다 각각 마무리된 해프닝이었다고 생각했기에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좋은 아빠도 아니고, 좋은 남편도 아니고, 좋은 아들도 아니다"며 "그냥 철없는 아빠이자, 철없는 남편이고, 철없는 아들인데 부끄러운 일들에도 휘말리고 실수도 많이해 결국 이런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표는 "변명이 아닌 해명"이라며 과거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밝혔다.

먼저 '운지 사건"에 대해 "그냥 그 단어가 요즘 인터넷에서 쓰이는 신조어라고 생각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김진표는 지난 2012년 6월 17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XTM의 '탑기어 코리아 시즌 2' 방송 도중 코브라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이 나오자 "'운지'를 하고 맙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운지'는 1990년 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운지천 드링크' 광고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비하 또는 희화화하는 의미로 쓰이는 인터넷 조어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등 보수 성향의 네티즌들은 "떨어지다" "어떤 일이 잘못됐다" "망했다" 는 등의 의미로 '운지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 CF에서 배우 최민식은 바위 산을 뛰어다니며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외치는데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하자 일부 네티즌이 이 광고를 떠올려 최민식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의 얼굴로 바꾼 합성 사진과 동영상을 내놓고는 '운지', '노운지'란 표현을 썼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중앙선관위의 선거법상 중립의무 위반 결정에 대해 '자연인 노무현' 자격으로 헌법소원을 내 논란이 된 것도 최민식이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외치는 CF장면과 연상됐다.

김진표는 "만약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제가 특정사이트(일베) 회원이라면 더욱 더 조심했을 것"이라며 "며칠 뒤에 방송이 나가고 나서야 트위터를 통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알고 그제서야 검색을 통해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방송인 입장에서 정확한 뜻을 모른 채 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정말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진표는 2005년 발표한 '닥터 노 테라피'(Dr. No Therapy)'라는 곡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 이 노래는 저에게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였다"며 "이 노래는 2005년도에 조PD의 프로젝트 앨범에 실린 수록곡인데 그 당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자는 조PD형의 제안에 저도 수긍했고, 제 눈에 보였던 것들을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곡은 "노빠 호빠 다 짜증나" "대통령이 수술한 거 나 열라 불만 많어" 등의 가사로 노 전 대통령 폄하 논란이 제기됐었다.

김진표는 "이 노래 하나로 저의 성향을 판단하지 말아 달라"며 "전 그저 아주 얄팍한 정치 지식 밖에 없기 때문에 어리석게도 주위 말들에 이쪽저쪽 현혹되는 그런 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저때 저렇게 가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이걸 가지고 큰일 날 것 같지 않아서'라는 마음이 컸다. 그러니까 제가 큰 용기를 가지고 쓴 가사가 아니고 단지 당시 분위기에 맞춰 비겁한 마음으로 쓴 가사라는 것"이라며 "그 점이 제 안으로 실망스럽고 밖으로 죄송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김진표는 '탑기어 코리아'에서 논란이 됐던 손가락 욕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 방송에서
엄지와 약지 손가락을 세워 이마에 가져다 대는 손가락 욕인'엄창'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엄창'은 '내 말이 틀리면 우리 엄마가 창녀다'는 뜻의 욕의 줄임말이다.

김진표는 "탑기어는 나이먹은 철부지들의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어서 그 손동작이 적어도 이 프로그램 안에서는 허용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며 "물론 그 정확한 뜻을 가지고 운운하면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저는 고등학교 때 수도 없이 저 손동작을 했고, 고백컨대 심지어 요즘도 친구들과 술먹고 수다떨다가도 가끔할 정도로 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철없는 행동을 불편하게 본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진표는 "하나씩 터질 땐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세 가지가 하나로 엮이고, 절 특정사이트 회원으로 몰면서 정치적인 이념까지 한쪽 방향으로 완전히 치우쳐 버린 성향으로 몰아가는 기사를 접하니 정말 당황스럽다"며 "그 사이트에 헬기 사건처럼 검색을 통해 우연히 흘러 들어간 적만 있을 뿐 정확히 그 사이트가 무얼 표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진표는 "이런 물의를 빚게 된 것에 대해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렇게 사과한다고 한들 철없던 제가 하루 아침에 착한 아빠가 될 리가 없지만 그저 저의 진심이 모든 분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의 오해를 풀 수 있고 제가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용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투성이 아빠가 좋은 아빠가 돼 보기 위해 '아빠 어디가'를 통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며 "그냥 '그래, 저 녀석 얼마나 철없나 보자'가 됐건 '얼마나 노력하나'가 됐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게 저의 마지막 욕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