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철수한 마텔의 상하이 대형 단독매장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미국의 완구업체 마텔(Mattel)이 중국 시장에 재도전한다. 이를 위해 중국 학부모의 자녀 교육열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소개했다.

마텔이 중국 완구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했던 것은 4년 전이었다. 당시 마텔은 중국 상하이(上海)에 칵테일바와 호화 스파 시설까지 갖춘 6층짜리 호화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단독매장)를 열었다.

하지만 2년을 못 넘기고 철수하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인들의 취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유럽 등지에서 잘 팔렸던 '글래머 인형'들을 그대로 진열해 놓은 결과였다.

마텔은 절치부심했다. 과거의 참담한 실패를 교훈 삼아 최근에는 '타이거 맘(Tiger Mom·호랑이처럼 자녀를 엄하게 교육하는 아시아 엄마)'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피터 브로거 마텔 아·태지역 선임대표는 "우리는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며 "인내심을 갖고 중국 시장 진출에 더 많은 힘을 쏟겠다"고 WSJ에 말했다.

그 결과, 최근 마텔이 중국 완구 시장에 선보인 '바이올린 솔로이스트' 제품은 그저 바비 인형만 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유럽 제품과 달리 인형용 바이올린 풀세트, 바이올린 현, 악보까지 묶어 판다. 아이들이 바비 인형을 갖고 놀면서 음악도 배울 수 있다는 인식을 중국 부모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제품 이름도 바꿨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0~5세 유아를 대상으로 한 장난감 세트 '학습의 즐거움(Joy of Learning)'을 중국 시장에는 'Play IQ (플레이 아이큐)'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텔이 중국 완구시장에 안착하려면 중국 문화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새 아이콘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피터 브로거 토스텐 스토커 컨설팅 대표는 "중국에서 교육과 놀이란 마치 물과 기름 같은 관계"라며 "마텔이 새로운 문화 아이콘을 만들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