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1%에 열광하던 종합편성채널에서 무려 6%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나왔다.

JTBC 성치경PD가 만든 ‘유자식 상팔자’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위협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평균 5.5%를 넘어 이제 6%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유자식 상팔자’는 SBS 예능프로그램 ‘심장이 뛴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과 동시간대에 편성돼 2위를 달리고 있다.

“전에는 하나만이라도 이겼으면 했는데 이제는 ‘우리동네 예체능’만 남았더라고요. 기분 좋죠.(웃음) 종합편성채널에서는 1% 넘기면 고맙다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평균 시청률 5.5%를 넘었으니까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유자식 상팔자’는 스타 부모와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사춘기 자녀들이 펼치는 가족 소통 토크쇼로, 강용석와 아들 원준, 인준, 왕종근-김미숙 부부와 아들 재민, 이경실과 아들 보승, 홍서범-조갑경 부부와 딸 석희, 석주, 박남정과 딸 시은, 권장덕-조민희 부부와 딸 영하, 아들 태원이 출연 중이다. 비슷한 포맷으로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 있지만 나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처음에는 주제가 소통이었어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소통, 화합, 세대 간 단절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었거든요. 그걸 계기로 소통이 가장 안 되는 곳이 ‘가족’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죠. 특히 사춘기 자녀와 부모 간이요. ‘붕어빵’하고는 다루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차별화 하려고 하진 않아요. 우리는 좀 날이 서 있죠.”

차마 부모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사춘기 자녀들의 속이야기가 주요 소재가 되다보니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최근 방송에서 조갑경은 딸들이 ‘부모님이 이혼하면 누구와 살겠냐’는 질문에 아빠 홍서범의 이름을 말하면서 서운해진 마음을 몇주째 녹화에서 풀어내고 있다.

“당연히 감정이 격해질 때가 있죠. 예를 들면, 이경실 씨는 감성적인 사람이라 표현이 솔직하거든요. 아들이 참 착해요. 외국에서 왔고 말썽쟁이긴해도요.(웃음) 아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걱정도 많은데 자기 생각하고 틀어지면 눈물을 보이기도 해요. 그래도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되니까 좋은 이야기가 됐든 싸움이 됐든 보여주려고 해요. 조갑경 씨 집은 실제로 아이들하고 분위기가 좋아졌대요.”

성치경 PD는 지난 2011년 MBC에서 JTBC 개국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그는 예능 PD 지망생들이 선호하는 방송사인 MBC에 2001년 입사해, 10년 넘게 프로그램을 만든 베테랑 연출자였다. 그런데 모든 걸 내려놓고 JTBC에서 새로 시작했다. '도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결정이었다.

“처음에 많이 힘들었죠.(웃음) 제가 JTBC에 왔을 때는 세트 이런 것도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해보고 싶은 의지가 있었어요. 제가 생각한 걸 편안하게 해볼 수 있다는 여유가 있었죠.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지금은 잘 온 것 같아요. 매체 파워라든가 콘텐츠 파급력이라든가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있고요. 앞으로 지상파와의 차이는 더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6월 첫방송된 ‘유자식 상팔자’는 이제 방송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시청자들이 포맷에 익숙해지는 시기인만큼 변화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변화보다 캐릭터 만들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변화를 고민할 시기는 아니라고 봐요. 1년 정도 지나서 프로그램이 노쇠했다는 인상을 주면 그 땐 고민해보겠죠. 초반에는 소재를 정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데이터도 쌓였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우리들끼리의 방법이 생겼어요. 그래서 편하다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수월해졌다고 할까요?(웃음) 우리 프로그램은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고 쭉 펼쳐놓고 대화를 나누는 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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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