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갑중 한국관광정보센터 소장

서울시는 지난 6월 24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부속 건물 1층에 338㎡(102평)의 대규모 종합관광안내정보센터를 오는 9월 개설하기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고, 강남구는 6월 26일 압구정동에 대규모 관광정보센터를 개관했다. 그런데 이러한 관광안내 정책은 선진국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역주행하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영국·프랑스·스위스·호주 등의 선진국은 2000년 초부터 관광객을 관광안내소로 불러들여서 서비스했던 관광안내 정책을 관광객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서 서비스하는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 관광안내 정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광안내 정책의 전환은 관광안내소 중심의 서비스에서 관광안내 정보(지도·표지·가이드북·웹사이트)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들이 이처럼 관광안내 정책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핵심적 이유는 다음과 같은 국내외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다. 첫째는 관광객의 행태 변화로 과거에는 관광을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하여 직접 관광안내소를 찾아가야 했으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게 되어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행태 변화 때문이다. 둘째는 매체 환경 변화로 개인 컴퓨터와 휴대용 모바일 전화 등 통신 매체의 발달로 관광안내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게 매체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관광수용태세 변화로 신용카드 결제와 예약·결제 시스템의 발달로 환전과 예약의 불편이 없는 환경으로 관광수용태세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들은 관광안내소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의 감소로 이어졌고, 관광안내소의 인건비와 유지 관리비 등을 포함한 재정 부담의 가중을 지자체가 계속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관광안내 정책의 전환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지자체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서 관광안내소의 규모와 수량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들처럼 관광산업 비즈니스 논리에 따라서 관광안내소의 규모와 수량을 축소해야 한다. 또한 관광안내 정보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하여 저급하고 부족한 관광안내 정보를 국제 기준에 부합하고 통용될 수 있는 예술적 수준으로까지 향상시켜 충분한 수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작·설치하여 관광객들이 불편함과 부족함이 없이 관광안내 정보를 언제나 어디서든지 취득·이용할 수 있는 관광안내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