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아들이 현역 군 복무를 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07~2010년 대졸(전문대 포함) 남성 3만90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버지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 아들의 현역 군 복무 비율은 84.1%로 고졸인 경우(87.5%)보다 3.4%포인트 낮았다. 반면 공익 근무 비율은 아버지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7.5%)가 고졸인 경우(5.5%)보다 2%포인트 높았다.

소득별로 보면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아들의 현역 복무 비율은 떨어졌다. 부모의 월평균 소득이 300만~400만원인 계층의 현역 복무 비율이 88.8%로 가장 높고 월평균 소득이 400만~500만원인 경우는 87.1%, 500만~700만원인 경우는 84%, 700만~1000만원인 경우는 83.3%로 낮아졌다.

아버지가 의사인 경우 아들의 현역 군 복무 비율은 81.6%로 무직인 경우(79.7%)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이어 아버지 직업이 종교인(82.7%), 방송·예술인(82.9%), 연구원(83.8%), 군인(85%)인 경우 현역 군 복무 비율이 낮았다. 아버지 직업을 말한 응답자의 평균 현역 군 복무 비율은 86.3%였다.

하지만 현역 군 복무가 취업에는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취업률은 현역 군 제대자(77%)가 공익 근무를 마친 사람(73.1%)보다 3.9%포인트 높았다. 면제 판정을 받은 사람(69.7%)보다는 7.3%포인트가 높았다. 대기업·공공기관 등 선호도가 높은 직장 취업률도 현역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이 공익 근무를 마친 사람보다 3.7%포인트 더 높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양정승 전문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부모의 학력이나 소득 수준이 높으면 자녀 건강 상태가 더 좋을 가능성이 큰데, 신체 등급에 따라 결정되는 현역 군 복무 여부에선 반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나 방송·예술인, 군인 자녀의 현역 군 복무 비율이 낮은 것에 대해 "신체검사와 관련한 정보력의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신체검사 기준은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정보력 차이가 군 복무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고 예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