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베이징, 박정선 기자] 배우 박해진이 중국에서의 4번째 드라마인 '멀리 떨어진 사랑'을 촬영하며 상대역의 중국어 대사에 한국어 대사를 말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이제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박해진은 지난 25일 오후 중국 베이징 모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방송된 국민드라마 '내 딸 서영이' 이후 쉴 틈도 없이 베이징으로 건너가 중국드라마 '멀리 떨어진 사랑' 촬영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다음은 박해진과의 일문일답.

-드라마 '멀리 떨어진 사랑'은 어떤 드라마이고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멀리 떨어진 사랑'에서 심안이라는 역을 맡았다. 15년 전에 아픈 과거를 겪고 제대로 된 사랑을 한 번도 못해보다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상황에 여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여인이 15년 전 만난 사랑의 친동생이다. 드라마는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한국어로 연기를 하면 상대방은 중국어로 한다. 연기하면서 느낀 점은?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4번째 작품인데, 생각하는 것 만큼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다. 단점은 상대방의 대사까지 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점은 상대방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고, 말이 안 되니까 표정에 더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다. 표정에 더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KBS 2TV '내 딸 서영이' 촬영에 도움이 됐다.

-한국과 중국 드라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시스템적으로는 중국이 훨씬 좋다. 밤을 새지 않고 배려라는 게 있다. 한국에선 사실 너무 힘들게 매일 생방송처럼 진행된다. 중국은 1주일에 5일 동안, 사전제작 시스템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성공한 경우가 없는 걸로 안다. 중국은 계약에 의해 일을 한다.

-한국과 달리 일하는 시간이 구분되는 것 같다.

▲여가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반면, 한국에서는 대본이 정확하게 나오고 외우기만 하면 되지만 중국은 번역해서 온다. (대본 속에)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많이 있다. (소속사) 대표님이 1차로 보시고 제가 번역을 다시 한다. 연기하기까지 몇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 딸 서영이' 이후 바로 중국드라마에 출연했다. 이보영 같은 다른 배우들은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데 본인만 한국팬들에게 멀어진 아쉬움은 없나.

▲사실 없다면 거짓말이다. 바로 작품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이미 (중국에서의) 작품이 계약 돼 있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와서 촬영했다. 이것 끝나고 연말쯤 한국에 돌아가서 좋은 작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시스템이 좋다고 했는데, 반대로 한국의 드라마 촬영 시스템의 장점이 있다면?

▲조명이다. 중국의 조명, 카메라 장비는 한국보다 좋다. 그러나 그걸 쓰는 기술력이 한국이 훨씬 우세하다. 중국에서는 저런 장비를 가지고 왜 새까만 화면을 만드나 이런 생각도 든다. 한국의 기술력, 인력을 중국이 가지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인 여배우 리페이얼과의 호흡은 어떤가. 언어 소통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리페이얼이) 한국말을 제법 잘한다. 한국에서 공부도 했던 걸로 알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쯤 윤시윤과 드라마도 찍었다. 어떤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시윤과 리페이얼이 항주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때 저도 항주에서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다. 똑똑하고 착한 친구고, 연기하는 데 훨씬 수월하게 해 준다.

-한국에서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중국어를 할 수 있으면 제일 좋다. 중국어를 못 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다. 중국 시스템 상 26회라면 그걸 한 번에 찍는데, 한국에서 해 봤자 3~4회 대본을 촬영하는 것과는 다르다. 만약 중국어를 잘 해서 대본을 통으로 숙지하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면 연기하기 수월할 것 같다.

-어떤 작품으로 국내 복귀할 계획인가.

▲밝은 작품을 하고 싶다. 구체적인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아마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mewolong@osen.co.kr]

WM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