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김혜수 눈물

시종일관 냉철함을 잃지 않았던 미스김 김혜수가 눈물을 흘렸다.

김혜수는 30일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구조조정 때문에 권고사직을 당한 고정도(김기천 분) 과장에게 “혼자서는 못 가. 작은 바늘도 가고 큰 바늘도 가고 그렇게 해야 다 같이 가야 갈 수 있는 거지. 다 같이 가니까 나 같은 고물도 돌아가는 거야”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아냈다.

고 과장은 28년간 한 직장에 몸담은 중견사원이지만 시류에 편승하지 못해 고장 난 아날로그 시계처럼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 만년과장이다. 이런 고 과장에 대해 김혜수는 상사에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마케팅영업)지원부의 짐짝 같은 존재”라고 보고한다.

결국 고 과장은 권고사직 통보를 받고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마케팅영업부의 최대 실적이 될 고급 소금 자염의 생산업체 ‘옹자염’ 기획 건이 수기계약서 하나 때문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다. 사내 시스템 다운으로 수기계약서를 써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김혜수조차 악필로 옹아집(‘옹자염’ 회장)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미스김은 단골 식당 주인(명계남 분)과 술잔을 기울이던 고 과장을 빛의 속도로 옹아집 앞까지 데려왔다. 예상대로 아날로그식 고 과장은 일명 ‘송조체’로 필체를 과시하며 옹옹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다.

가까스로 권고사직 위기에서 벗어난 고 과장은 마지막 순간 자신을 도운 김혜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김혜수는 “도와드린 적 없다. 계약성사를 위한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고 과장은 돌아서는 김혜수의 손을 잡고 “김양은 매일 혼자서 큰 바늘, 작은 바늘 다 돌리면 너무 외롭잖아. 내 시계는 멈출 날이 많아도 김양 시계는 가야 될 날이 더 많은데”며 “그러니까 밥 먹고가, 김양”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그 모습에서 과거 은행에서 함께 일했지만, 직장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계장을 떠올렸고, 김혜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직장의 신 김혜수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본 네티즌은 “ 간만에 드라마 보면서 울었네. 대사도 아주 좋았다. 시계에 비유” “직장의 신 김혜수 울 때 터지는 눈물을 참지 못해 혼났다”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이 아닐까. 갑자기 어깨가 축 처진 우리 아버지가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