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임영진 기자] 가수 조용필이 10년 만에 신보를 발매했다. 타이틀 곡 '헬로(Hello)'는 23일 현재 9개 주요 음원차트를 올킬했으며 오프라인 앨범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요계는 '가왕의 귀환'이라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물론 그가 그려온 수십년의 이력을 한 장의 앨범으로 평가하려는 듯한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먼저 음악전문 채널 엠넷 신형관 상무는 21세기의 음악에 20세기의 감성이 더해진 것이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대중들이 기다렸던 음악"이라며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통하는 접점을 이번 앨범에서 찾은 것 같다. 목소리는 익숙한데 창법은 새롭다"고 평했다.

브랜뉴뮤직 라이머 대표는 조용필의 새 앨범이 가요산업에 변화를 불어넣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단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들어 느끼는 부분인데 한국 음악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그룹 중심에서 다양한 음악 장르가 조명받고 있다. 특히 조용필이라는 내공을 가진 아티스트가 명반을 들고 찾아오면서 그 변화는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이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안효진 팀장은 "목소리는 전설인데 프로모션은 트렌디했다. 아이돌그룹들이 할법한 프로모션 전략을 선택한 것이 신구 세대를 통합하는데 일조한 것 같다"고 짚었다.

JYP 엔터테인먼트 측 한 관계자는 "음악적 완성도는 기본"이라고 전제한 후 "최근 방영됐던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을 비롯, 주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조용필의 노래가 불렸다. 시청자들이 조용필이라는 이름에 대해 노출이 좀 돼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진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트렌디한 것도 있지만 조용필이 이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사를 빼놓을 수 없다. 버스커버스커도 그랬다. 좋은 음악에, 좋은 가사가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버스커버스커를 40~50대가 즐겼던 것처럼 조용필의 노래를 10~20대가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조용필의 컴백이 음악 산업에도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형관 상무는 "조용필은 전통가요부터 록, 로큰롤 등등 모든 음악 분야에 도전해 왔다. 그의 행보는 자연히 음악산업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본다. 여러 세대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전 영역에 활기를 줄 것이다"고 말했다.

라이머 대표는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를 지닌 앨범이 나온 것 같다. 영국에서 했던 마스터링을 엎고 다시 했을 정도로 욕심과 의지가 대단했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관습에 얽매이고 안주하기 마련인데 조용필은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고 봤다.

반면 안효진 팀장은 "물론 앨범 시장이 활기를 띄면 좋겠지만 지금 한 순간만 놓고 판단하기는 이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듣기 위해서 음반을 사기 보다는 소장용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늘었다. 음반 시장이 활기를 띄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갑자기 확대되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 가려면 조용필과 같은, 세대는 다르지만 통합이 되는 콘텐츠가 나와야 한다. 꾸준히 가요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붐을 타고 조용필을 조명하는 현재 시류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봉현 대중음악평론가는 "좀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한편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는 1년6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총 5개국을 돌며, 2번의 믹싱과 3번의 마스터링을 거친 작품이다. 특히 타이틀 곡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멜로디, 강한 중독성을 가진 후렴구를 특징으로 한다.

조용필은 23일 저녁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 공원 올림픽 홀에서 공식 기자회견과 일반 관객 2000여명을 초대하는 ‘프리미어 쇼케이스-헬로!’를 개최한다. 이어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헬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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