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해상 레이더기지와 첨단 구축함을 잇따라 한반도에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1일(현지 시각) 알려졌다. 전략폭격기 B-52, 스텔스 폭격기 B-2, 공군 최강 전투기 F-22 등을 한반도에 투입한 데 이은 미국의 전방위적 대북(對北) 압박 조치로 해석된다.

미 해군이 2일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인‘SBX-1(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사진)’을 태평양 상에서 북한과 더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SBX-1은 대형 시추선 크기의 선박 위에 레이더돔을 설치한 탐지 장치로 4800km 안팎의 적 미사일 발사 동향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인 해상 배치 X밴드(SBX·Sea-Based X-band) 레이더를 태평양 상에서 북한과 더 가까운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SBX 레이더 이동 배치는 북한이 도발 위협 수위를 올리는 데 따른 미 해군의 첫 대응 조치다. 미군은 지난해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도 하와이에 있던 SBX 레이더를 필리핀 인근 해역으로 보낸 적이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새로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포함한 북한의 군사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내렸다"고 했다.

SBX 레이더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의 핵심 장비로, 대형 시추선 크기의 선박 위에 레이더돔을 설치한 탐지 장치다. 높이 85m, 길이 116m에 이른다. 1대당 가격이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4800여㎞ 떨어져 있는 야구공을 식별할 정도로 탐지 능력이 뛰어나다. SBX 레이더는 적 탄도미사일 동향을 감지해 여기서 나온 정보를 요격미사일 기지에 전달한다.

미 해군은 또 미사일 장착 구축함인 '매케인호(USS McCain)'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국방부 당국자는 "매케인호가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이 지역에 투입된 적이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SBX 레이더의 전진 배치는 미 본토까지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북한을 향해 미국의 대응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