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본에서는 공휴일인 '춘분(春分)의 날'을 맞아 증시도 문을 닫았다. 주로 조상 성묘를 가는 날이지만 '하나미(花見)'라 불리는 꽃구경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봄꽃을 구경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꽃놀이 인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도쿄신문은 20일 "도쿄 우에노(上野) 공원에 수만 명의 봄 맞이 인파가 몰렸다"며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일본 유통업계도 이 때에 맞춰 다양한 판촉 세트를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도 숨겨진 벚꽃 명소와 주변 맛집 지도를 내놨다.

일본 도쿄에서 한 커플이 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은 작년 4월 촬영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3월 하순 춘분과 9월 하순 추분(秋分)이 휴일이다. 춘분과 추분은 매년 두 차례 찾아오는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는 날을 말한다.

낮밤 길이가 똑같아지는 춘ㆍ추분은 달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매년 일정하지는 않다. 올해 춘분은 20일이지만, 가끔 21일이 춘분이 되기도 한다. 일본 국립 천문대는 매년 2월 1일 다음해 춘분이 언제인지 정해 발표한다.

일본은 1948년부터 '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축일법ㆍ祝日法)'에 따라 이 두 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계절 변화를 앞두고 자연을 기리며, 생물을 소중히 하는 날'로 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일본 사찰들은 춘분에 선조의 영혼을 위로하고 성불을 기원하는 '춘계피안회'를 연다. 많은 일본인들이 종교와 종파에 관계없이 절을 찾아 조상들에게 성묘를 올린다.

올해는 절을 찾는 사람들보다 꽃놀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벚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기 시작하면서 꽃 구경을 할 시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봄이 오면 '꽃구경'이란 뜻의 '하나미'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여의도 윤중로에서 펼쳐지는 '벚꽃놀이'의 원조 격이다.

일본의 경우 올해 벚꽃은 작년보다 15일이나 앞서 피기 시작했다. 3월 하순을 넘겨서야 따뜻해졌던 예년과 달리 3월 초부터 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도쿄 기온은 섭씨 25도를 기록, 관측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따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올해 벚꽃은 20일부터 24일 사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며 "다음 주말인 30일 무렵이면 꽃이 모두 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