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공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전 올해 고 2가 되는 문과 계열 후배들에게 몇 마디 주절대보려 합니다. 왜 하필 '고 2 문과생'이냐고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사회탐구 영역 과목 선택과 관련, 간략한 조언을 건넬까 하거든요.
수능 사회탐구 영역 과목 선택 요령, 대한민국 고교 문과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할 만한 문제죠. 하지만 제 경우 그 부분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참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 당시 제가 고민했던 내용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물론 '무슨무슨 과목을 선택하라'는 얘길 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마다 능력과 기호가 제각각일 테니까요. 다만 자신에게 맞는 과목이 뭔지, 어떻게 하면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지 등에 관해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릴게요.
tip1. 결정은 '2학년 말'… 늦었다면 목표치 하향 조정
"언수외(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등 수능 주요 과목을 가리키는 말)만 잘하면 돼." 여러분도 이 말 많이 들어보셨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정말 그런 줄 알고 고 2 때까지 천하태평으로 보내다가 정작 3학년이 됐는데도 언수외'만' 잘 나오는 통에 적잖이 고생했어요. 언수외,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상위권 학생이라면 의외로 탐구 영역 성적이 큰 힘을 발휘합니다. 따라서 고 2 2학기, 늦어도 고 2 겨울방학 때부터는 체계적 준비를 통해 탐구 영역 성적을 관리해야 합니다. 그맘때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과목이 뭔지 알 수 있거든요.
만약 고 3 이후에야 탐구 영역 공부를 시작했다면 목표치를 좀 낮추시길 바랍니다. 그 편이 스트레스도 덜 받고 현실적이에요. 전 고 3 1학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국사 공부를 시작했는데 학습량이 워낙 많아 성적이 쉬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6월에 치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성적은 4등급에 머물렀죠. 당시 큰 충격을 받은 전 목표를 당초 기대보다 낮춰 '한 달에 1개 등급씩 올린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결국 실제 수능에선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어요. 만약 제가 4등급의 충격을 못 이기고 처음부터 '만점(50점)'에 집착했다면 핵심을 놓친 채 세부 내용에만 집중하다 1등급을 놓쳤을지도 모릅니다.
tip2. '학교서 배우는 과목'으로… 학년은 적절히 배분
사회탐구 영역 과목 선택 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고르기'입니다. '내신 따로, 수능 따로'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도 있지만 제 경험상 둘은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실제 학교 수업도 최대한 수능과 연계된 형태로 진행되므로 두 공부를 한데 묶어 생각하는 게 맞아요.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몇 학년 때 배운 과목을 택해야 하느냐'고 되물을 겁니다. 저 역시 3학년이 되며 같은 고민을 했어요. 그 결과는 △(1학년 때 배운)국사 △(2학년 때 배운)경제 △(3학년 때 배울)사회문화·근현대사 등이었습니다. (제가 수험생일 당시만 해도 서울대에 진학하려면 사회탐구 영역에서 4개 과목을 택해야 했거든요.)
1·2학년 때 배운 과목을 택하면 복습하면서 감(感)만 되살리면 돼 시간이 절약됩니다. 반면, 3학년 때 배우는 과목을 택하면 내신 준비와 수능 공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어 공부에 무리가 덜 가죠. 두 가지 장점을 두루 살릴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효율적이란 게 제 생각입니다. 특히 2학년 때 배운 과목은 그 해 말 치러지는 경시대회 도전의 밑거름이 되므로 내신·수능 외에 (경시대회 수상이란)스펙까지 단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도 고 2 때 경제를 선택한 후 경제경시대회를 준비했죠. 제 주변엔 법과사회를 택한 후 생활법경시대회를 준비한 친구도 많았습니다.
tip3. 세 과목 이상 택할 경우 암기·응용 비중 맞추길
마지막으로 '암기과목과 응용과목 중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사회문화·경제 과목 시험 문항은 도표 해석 등 응용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반면, 역사 시험 문항에선 기본 암기가 가장 중요하죠. 어느 한쪽 유형만 공부하다 보면 금세 지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통상 암기과목 공부가 응용과목 공부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을 잡아먹죠. 따라서 두 유형의 과목을 적절하게 선택해 양자 간 균형을 맞추는 게 효과적입니다.
솔직히 전 사회탐구 영역 과목 선택 시 이 점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암기과목과 응용과목이 적절히 선택돼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죠. 돌이켜보면 당시 그런 선택을 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직 과목 선택 전이라면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하세요. 특히 3개 과목 이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두 유형 비중을 적절히 맞추는 게 공부하는 데 한결 유용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