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마야인들이 남긴 마야 달력 주기가 끝나는 날인 21일, 지구가 종말을 맞는다는 ‘지구 멸망론(論)’ 때문에 전 세계가 떠들썩한 하루를 보냈다.
‘12월 21일 종말론’은 고대 마야 달력이 기원전 3114년 8월 13일 시작해 13번째 ‘박툰(Baktuns·394년 주기)’인 2012년 12월 21일 끝난다고 해서 전 세계에 급속히 퍼진 종말론이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피레네산맥의 바위산인 부가라치(Bugarach) 산이 최후의 날 세계에서 유일한 피난처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종말론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현지 경찰은 외지인 유입을 통제했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의 석기시대 원형유적인 스톤헨지(Stonehenge)는 20일 지구 종말 파티를 즐기러 온 수백명의 관광객으로 들썩였다. 미국에서는 최후의 날을 조롱하는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종말론을 돈벌이에 활용한 나라도 있다. 러시아의 한 박물관은 “모스크바 지하벙커가 핵무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다”며 대피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 한 장당 160만원을 받고 팔았다. 박물관 측이 준비한 티켓 1000장이 모두 팔렸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마야 문명의 근거지인 멕시코 남부 도시들은 정작 21일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며 이를 기념 행사들을 벌였다. 마야 문명의 대유적지인 멕시코 치첸이트사는 예술가, 히피, 모험가로 장사진을 이뤘다. 마야 문명이 번성했던 지역 중 하나인 과테말라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의식을 선보이고 음식축제를 열었다.
종말론이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해온 미항공우주국(NASA)은 유튜브에 `왜 세상은 어제 멸망하지 않았는가`라는 동영상을 올려 종말론을 반박했다. NASA 관계자는 "지구 종말에 대한 소문은 마야 달력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