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부상하고 있다면, 중동에선 도하국제공항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도하를 기점으로 운항하고 있는 카타르항공은 지난 5일(현지시각) 중유럽의 중심 폴란드 바르샤바에 신규 취항했다. 바르샤바뿐이 아니다. 부다페스트, 브뤼셀, 슈투트가르트, 베네치아, 소피아, 오슬로 등 2011년 이후 27개 도시에 새로 취항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북미·유럽의 항공사들이 긴축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동안 카타르항공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사'가 됐다.
도하~바르샤바 간 직항 개설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카타르항공 아크바르 알 바커(49) 사장은 "유럽, 아프리카, 중동, 호주 지역의 노선을 확대해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는 아라비아 반도 동부 페르시아만에 있는 우리나라 경기도 정도 크기의 소국이다. 이 중동의 소국이 항공산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5년 전이다.
알 바커는 1997년 단 4대의 비행기를 가지고 카타르항공을 출범시켰다. 그는 항공산업이 작은 나라에선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카타르는 풍부한 천연가스와 석유를 가진 풍요로운 국가다. 하지만 천연자원은 언젠가 고갈될 수밖에 없다. 알 바커는 카타르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글로벌 허브' 전략을 택했다.
그는 '글로벌 허브'가 되기 위해 신규 노선 확장에 열을 올렸다. 외항사가 많이 취항해도, 국적기의 취항 노선이 적으면 허브공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카타르항공은 현재 109대의 항공기로 전 세계 116개국을 취항하고 있다. 그는 "기존 항공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던 도시들로도 노선을 확장해 승객들이 다양한 도시를 여행할 수 있도록 신규 취항지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항공이 최근 발주한 항공기는 모두 220대에 이른다.
또 2015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신도하국제공항(New Doha International Airport)을 건설하고 있다. 알 바커는 "국적기인 카타르항공의 성장은 국제사회에서 카타르의 위상과 경제 동력으로 큰 역할을 했다"며 "걸프만 지역을 국제 비즈니스와 관광 중심지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알 바커는 '글로벌 허브' 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인재 채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 승무원들은 서비스 감각이 뛰어나다"며 "현재 600여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카타르항공은 '2012 월드 에어라인 어워드(World Airline Awards)'에서 '올해의 항공사(Airline of the Year)'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