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에 입학한 이재용(22)씨는 내년 1월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보험회사 이코노 에이전시(Econo Agency)에서 1년간 인턴사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인하대가 미국 현지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동문과 진행 중인 '미주 기업 동문 인턴십' 프로그램에 선발된 덕분이다. 그는 인턴십 기간 중 이코노 에이전시 측이 제공하는 숙소에 거주하며 매월 소정의 월급도 받는다.
"미국발(發) 세계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대학 1학년 때 아버지가 근무하시던 해운·물류 기업이 부도 위기에 내몰렸어요. 미국에서 발생한 일이 우리 가족에게까지 영향 끼치는 걸 보며 '금융 전문가가 되려면 세계 경제의 흐름부터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은 한 학기 장학금이 지원되는 건 물론, 18학점까지 인정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U8' 컨소시엄 덕에 교환학생 기회 많아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는 국내외 금융전문인력 수요 증대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지난 2009년 신설된 특성화학과다. 주요 교육과정도 △투자은행 경영·회계 △글로벌 기업 간 인수·합병(M&A) △기업 위기관리와 금융 프로그래밍 △주식·채권 분석 △트레이딩 워크숍 등 국제금융 분야에 특화돼 있다. 2학년 때까진 원론 중심으로 경영·경제 전반에 관한 지식을 쌓고 3학년 이후부터는 금융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과목 위주로 강의가 구성된다. 졸업 후엔 금융경영학사(혹은 금융공학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며 연계 전공도 가능하다.
이씨는 수험생 시절, 직접 여러 대학 홈페이지를 검색하며 인하대를 선택했다. "처음엔 막연히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삼았어요. 그런데 정작 지원을 앞두고 일반 경영학과 커리큘럼을 보니 너무 포괄적이더라고요. 아버지 실직 위기 당시 경험을 떠올리며 금융에 특화된 경영학 전공을 택하게 됐습니다."
그는 인하대와 하나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하나은행 글로벌 장학생'이다. '하나은행…'은 대학수학능력시험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 중 2개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지원자에게만 주어지는 타이틀이다. 대상자에겐 △학부 4년 등록금 전액 지원 △본교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전액 지원 △교환학생이나 장·단기 해외연수자 선발 시 우대 △하나은행 인턴 선발 시 가산점 부여 등 파격적 혜택이 주어진다.
"(글로벌금융학부 1기생인) 동기 50명 중 상당수가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U8 컨소시엄 대학에서 교환학생 중이거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쳐 글로벌 경제 관련 경험을 쌓고 있어요. 전공 강의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돼 해외 유학이나 인턴십에 대한 두려움도 없는 편이죠. 특히 장학생에겐 이런 프로그램 참여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집니다." ('글로벌 U8'은 지난 2004년 인하대, 미국 로드아일랜드대·워싱턴대,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 중국 샤먼대, 프랑스 르아브르대, 영국 헐대, 이스라엘 하이파대 등 7개국 8개 대학이 구성한 컨소시엄으로 복수학위제와 교환학생제를 운영 중이다.)
◇"대학 선택 시 전공적합성 꼭 따져보길"
이씨는 대학 선택의 첫 번째 기준으로 '탄탄한 교육과정'을 꼽았다.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의 경우, 하나은행이 직접 강의 구성에 참여합니다. 그 덕분에 주식·채권·파생운용팀이나 리스크관리팀 등 각 부서 실무진이 직접 들려주는 강의를 들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CPA)·미국증권분석사(CFA)·국제재무위험관리사(FRM)·보험계리사 자격증 취득 지원 등 '글로벌 금융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실질적 교육이 이뤄집니다. 이런 모든 게 재학생 입장에선 '또 하나의 장학금'인 셈이에요."
두 번째 기준은 '전공적합성'이다. "제겐 제 전공이 최고의 선택이지만 다른 친구들에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실제로 간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부모님 권유에 못 이겨 우리 학과에 들어온 동기 한 명은 내내 힘들어하다가 재수 끝에 결국 간호학과에 진학하더라고요. 고교 친구 중엔 의대에 진학했다가 '아픈 사람 계속 보는 게 견디기 힘들다'며 공대를 선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전공이든 본인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걸 선택하는 게 최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