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대호 기자] 평균자책점 2.92로 전체 3위에 올라 있는 두산 베어스 이용찬(은 올 시즌 9승으로 선발 풀타임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9패로 최다패 투수라는 불명예도 함께 안고 있다. 문제는 득점 지원. 이용찬이 등판한 날 타자들의 평균 득점은 1.86점, 퀄리티스타트 14번에도 9승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더군다나 25일 사직 롯데전에선 시즌 두 번째 완투패를 당했다. 쉐인 유먼과 맞대결을 펼친 이용찬은 8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팀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지난 5월 KIA전에서 윤석민을 상대로 8이닝 1실점 완투패를 당한 뒤 다시 한 번 쓰린 패배를 감내해야 했다.
투수 출신인 두산 김진욱(52) 감독이 이용찬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김 감독은 "용찬이도 사람인데 어떻게 안 섭섭하겠나. 자기가 열심히 던질 때는 동점이었다가 내려갔을 때 점수나서 다른 사람이 승리투수 되면 열 받는 건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던 대표적인 투수였다.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았던 해는 1987년, 그 해 김 감독은 150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성적은 4승 7패 6세이브, 지독하게 승운이 없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내가 OB에 있을 때도 타력이 약해서 승운이 없었다"라면서 "그래도 어쩌겠는가. 받아들여야지"라고 말했다.
유독 이용찬이 득점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용찬이가 계속 득점지원을 못 받다보니 야수들이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선수들은 평정심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하는데 자꾸 (이용찬 경기에 득점이 안 나오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져서 그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용찬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용찬이가 예전에는 잘 던지다가 갑자기 확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 올해는 예전과 달라진 게 꾸준히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아홉수에 걸린 이용찬, 생애 첫 수 자릿수 승리까지는 이제 1승이다.